(내외통신=곽영근 기자)나승철(39)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비롯한 변호사 119명이 고(故) 백남기 씨 유족 동의 없는 부검은 위법이라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나 전 회장 등 변호사 119명은 7일 ‘고 백남기 씨의 부검과 관련한 변호사 119인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나 전 회장은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의료적 판단이 필수적이지만 최종적으로는 법적인 판단에 해당한다”며 “법적으로 볼 때 경찰이 백남기씨의 상반신을 향해 물대포를 직사한 것과 백씨 사망사이 인과관계는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나 전 회장은 칼에 찔린 피해자가 치효 과정에서 음식과 수분 섭취를 억제해야 함에도 김밥과 콜라를 먹었다가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제시했다.
이 판결문에서 대법원은 “살인의 실행행위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하게 한 유일한 원인이거나 직접적인 원인이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살인의 실행행위와 피해자의 사망과의 사이에 다른 사실이 개재되어 그 사실이 치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이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살인의 실행행위와 피해자의 사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 전 회장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설렁 백남기 씨 주치의 백선하 교수 주장대로 백 씨가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을지라도 경찰의 물대포 직사와 백씨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나 전 회장은 “백 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이미 여러 개의 동영상으로 남아 있고, 법원은 이미 진료기록에 대해 압수수색을 허용했다”며 “대법원 판례를 종합해보면 백씨 사망은 물대포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굳이 부검을 하지 않아도 수사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부검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나승철 회장은 “법원이 발부한 조건부 영장에는 부검 실시 이전에 부검 시기 및 방법·절차에 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면서 “이는 결국 법원이 부검에 유족의 동의를 요구한 것으로 봐야 하고, 유족의 동의가 없는 부검은 위법으로 판단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 회장은 “유족들이 부검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백씨 사망에 원인을 제공한 경찰이 부검을 하려 함”이라며 “유족들은 경찰이 부검을 통해 자신들의 책임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특별검사가 수사해야 하고 영장 집행에 대한 최종 판단도 특별검사에게 맡겨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나 변호사를 제외한 118명의 변호사들은 나 변호사가 SNS에 올린 주장에 동의해 이번 성명에 참가했다.
다음은 성명 참가자 명단 전체
나승철 김정인 양홍석 김현우 김태환 최성식 윤혜원 이진우 이성규 유정표 현창수 이상민 오동현 김정철 송인욱 강치훈 마명원 이석우 서국화 정재완 고한경 김형석 양희철 안갑철 최윤정 김민호 천주현 주명훈 한상훈 나연찬 안천식 서태용 박진일 오민석 조태진 황다연 윤대희 조우선 서여진 배삼순 김형준 하정미 한재웅 송우용 김원근 유유정 장경아 양래청 도현정 김정수 김보라미 정혜승 전용현 정민희 홍영호 이태경 오은경 전준호 이성우 최정민(35) 임제혁 서채란 김익환 김진영 이진영 신동욱 정철승 박지연 최정민(36) 임진욱 김영운 김혜겸 강영태 이용재 이준채 최윤수 박효선 박주영 김희수 이범주 이율 강부환 박중용 고봉주 한정윤 최이수 이지은 안지훈 김가연 노영희 강남훈 이정도 박상훈 이소아 박종일 문현웅 이승민 류승준 윤영훈 김예원 임자운 김병석 윤호섭 박상욱 류제모 최강재 김미정 김태형 박상혁 양창영 이한본 김계리 김서암 송강현 나지수 최수진 김도희 김진은 한혜정(총 119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