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여성비하 비디오 공개, 공화당 내에서도 지지철회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여성비하 비디오 공개, 공화당 내에서도 지지철회 가속화
  • 정옥희 기자
  • 승인 2016.10.0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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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디오 공개이후 공화당 안팎에서는 트럼프의 비판과 지지철회, 사퇴압박 등의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도 그의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내외통신DB)
(내외통신=정옥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트럼프의 강제 성관계 시도와 저속한 여성비하 발언이 담긴 비디오가 공개되면서 대선을 정확히 한 달 앞둔 시점에서 그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멀어져갔고, 공화당도 사분오열됐다.

비디오 공개이후 공화당 안팎에서는 트럼프의 비판과 지지철회, 사퇴압박 등의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도 그의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펜스는 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어제 공개된 11년 전 비디오에서 트럼프가 묘사한 발언과 행동에 상처를 받았다”며 “이제는 더 이상 그의 말을 용납할 수도, 방어할 수도 없다”라고 밝혔다.

공화당 서열 1위인 풀 하이언 하원의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주 공동유세를 즉각 취소한 뒤 트럼프의 행동에 대해 “구역질 난다”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2008년 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한다고 밝혔다. 당 권력서열 3위인 존 튠 상원 상무위원장은 “지금 당장 트럼프는 후보를 사퇴하고 부통령 후보인 펜스가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화당에서는 ‘후보교체’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관련 규정인 ‘규약 9조’까지 검토하고 있으며, ‘대선승리 홍보 우편’ 발송업자에게 모든 작업을 일시 중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규약 9조’에는 “후보지명자가 사망이나 자진 사퇴, 기타의 이유로 공석이 생길 경우 전국위가 이를 메울 권한을 갖고 있다”고 멸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사퇴는 없다”며 “끝까지 갈 것”이라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현실적으로 당내에서 트럼프를 축출하기는 쉽지 않다. 지지율은 떨어졌지만 광적인 트럼프의 지지세력들을 무시할 수 없다.

이날 트럼프지지자들은 뉴욕 트럼프타워 앞에서 “사퇴하지 말라”며 그를 응원했다. 만일 트럼프가 교체되도라도 펜스 부통령 후보 등 다른 후보를 앞세워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트럼프 교체로 공화당은 재기불가능 수준으로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당 내에서는 대선과 같은날 치러지는 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 등에 주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축출’보다는 ‘거리두기’전략을 통해 4년 뒤를 기약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이날 대선 출마 이후 최초로 ‘사과한다(apologize)’ 라는 말을 사용했으나, 대선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퇴 가능성은 0”, “인생에서 물러나 본 적이 없다”며 완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빌 클린턴은 실제로 여성들을 추행했고, 힐러리는 피해여성들을 위협하고 모욕했다”며 “토론에서 보자”고 말했다.

따라서 오는 9일(현지시각, 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 2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트럼프는 빌 클린턴의 여성 스캔들을 물고 늘어지면서 수세 국면 탈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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