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갑주 교수 칼럼>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박갑주 교수 칼럼>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 내외통신
  • 승인 2016.12.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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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갑주 교수
 (내외통신=편집부) IT관련 뉴스에서 흔히들 중국에게 한국의 기술력이 따라잡힌다는 말들을 자주 한다, 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한국 IT 기술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미국 실리콘밸리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글로벌 1위라고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나 샤오미에게 한참 뒤처졌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IoT 시장에서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첨단기업들을 M&A 인수합병하면서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는 중국기업들에게 한국의 삼성이나 LG는 상대가 되지 못한다.

  힘의 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미 이동하고 있다. 중국은 향후 10년 안에 글로벌 넘버원 국가가 될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 시장은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지난해까지 중국이 AI 분야에서 출원한 특허 건수는 총 6,900건으로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공지능 시장은 약 12억위안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020년이면 91억위안 규모로 성장해 전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음성·이미지 인식 등 응용 측면의 연구개발을 중점적으로 해왔다. 많은 중소형 벤처기업들이 응용 분야에 위치해 있으며 AI 칩·감응기 등의 기초 기술 분야에는 바이두를 중심으로 대형 IT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엄청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에 있어서도 실용화에 들어갔으며 제조 및 서비스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드론 분야는 이항과 같은 중국 기업이 유인 드론을 상용화 하는 등으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5천만의 내수시장을 가진 한국이 13억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중국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중국 시장을 공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더 멀리 가자는 것이다.

  한류 컨텐츠가 좋은 사례이다. 중국에서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한국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덕분에 한국 제품들이 중국에서 많이 팔리고 관광객도 증가되어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재주는 한국 제작사가 부리고 돈은 중국의 배급사가 벌어들인 양상이다. 중국 온라인 사이트 아이치이는 별그대를 한국 제작사로부터 5억 1,800만원에 수입했지만 드라마 동영상 조회수가 37억뷰를 넘기면서 수백억 원의 이익을 얻었다.

  시장 상황이 늘 유리하게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사드 배치 등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생기면서 한류에 대한 규제는 더욱 심해졌고 사전제작 드라마만 심의를 통해서 방영이 가능해졌고 드라마 내용에 대한 심의가 더욱 강화되었다. 드라마 자체를 수출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우리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영 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는데 기획은 한국 기획자가 하고 자본은 중국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함께 컨텐츠를 제작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길이 막히면 돌아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중국의 벤처열풍은 정말 부러운 부분이다. 가장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설립되고 있는 나라는 현재 중국이다.  마윈, 레이쥔과 같은 벤처1세대들이 후배 기업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자금을 지원하고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유플러스와 같은 보육센터를 지어 젊은 기업가들이 회사를 창업하고 새로운 기술을 연구 발전시켜서 글로벌 기업으로 함께 성장하는 중국의 창업문화는 우리 기업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우리는 정부 주도하에 기술발전과 기업발전이 이룬 경우이다. 작은 시장에서 단기간 압축성장을 하기 위해서 일부 기업들을 선별해서 지원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한국 기업문화에만 특이한 재벌이라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한국사회에 있어서 재벌들이 기여한 부분도 분명히 많이 있음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부를 독점해오고 그 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재벌의 폐단 역시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재벌이라고 불리우는 대기업들이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 추가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의 1세대 기업가들이 젊은 세대들의 창업을 도우면서 동반성장을 해나가는 모델을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잘 연구해서 우리에게 적합한 방식을 하루빨리 찾아내는 것만이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향후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이다.

  이제는 개인도 기업도 혼자서 잘해나가는 것이 정말 어려운 시대이다.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융합되고 서로 영향을 주면서 시너지를 통해서 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시대이다. 그래서 기업과 기업 간의 협업도 중요하고 기업과 개인, 개인과 개인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시점이다.

  중국보다 한국이 분명히 잘하는 분야가 있다. 규모는 중국이 클지 모르지만 한국은 디테일에 강하다. 중국은 미국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 문화적으로 동질감이 많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공략하기에 미국보다 훨씬 유리한 나라이다. 중국의 성장을 부러워하지만 말고 중국을 이용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이미 중국에서 교육받은 한국의 젊은 기업가들이 중국에서 창업하고 성공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함께 가려면 우선 중국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지혜가 요구되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내가 아니라면 내 자녀에게 더 크고 넓은 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노력을 시도해 봐야한다. 중국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함께 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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