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통신=석정순 기자)서울 디지텍고등학교(이하 디지텍고) 교장이 종업식에서 학생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겨레 신문은 12일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이 “대통령 탄핵이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고 법적 절차를 어겼다”고 발언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학교 종업식에서 ‘탄핵정국에 대한 곽일천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회’를 열어 강당에 모인 전체 학생들에게 1시간여 동안 박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날 곽 교장은 학생들에게 “탄핵 사건을 처리하는 우리 사회는 정의로움이 사라졌거나 부족하다”면서 “지극히 법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태블릿PC가 최순실의 것이냐 아니냐도 밝혀지지도 않았다”면서 “언론의 주장에 피해를 보고 있는 피고 쪽에서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 균형있게 따져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곽 교장은 “10월 언론보도가 나며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12월에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엄중한 일을 국회가 처리했다”면서 이직 재판을 해서 죄가 되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그대로 탄핵을 밀어 붙였다“고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을 비판했다.
또 그는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운영 시스템인데 적법한 절차나 객관적 근거 없이 했다”면서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곽 교장은 “대통령 탄핵 사유로 거론되고 있는 뇌물죄 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도 허위주장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학생들은 곽 교장의 주장에 반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생은 “교장선생님 말씀이 모순됐다”면서 “저희보고 ‘정의롭게 살아라’, ‘진실된 걸 알아라’라고 하시는데 저희는 탄핵되는게 정의롭고 진실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학생은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근거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서울 디지텍고의 토론회 영상은 유튜브에도 공개되어 있어,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토론회를 빙자한 일방적인 이념 주입”, “교장보다 청소년이 낫다”라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서울 디지텍고등학교는 게임영상학과, 유비쿼터스학과, 공간정보학과 등을 개설하고 있는 특성화고등학교다. 지난 2010년부터 재직 중인 곽일천 교장은 학교 설립자의 아들로, 2014년에도 극우성향의 집필진들이 만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시도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