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독침'으로 피살, 김정은 '잠재적 경쟁자'의 말로
김정남 '독침'으로 피살, 김정은 '잠재적 경쟁자'의 말로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7.02.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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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유력한 후계자였던 김정남은 이복동생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린 후 해외를 떠돌다가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내외통신DB)

(내외통신=디지털뉴스부)‘비운의 황태자’ 김정남(45)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유력한 후계자였던 김정남은 이복동생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린 후 해외를 떠돌다가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의하면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여성 2명에게 독침으로 살해됐고, 용의자 2명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김정남은 한때 김정일 후계자로 알려졌으나, 지난 2001년 위조 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뒤 권력 투쟁에서 밀려났다.

이후 그는 북한을 떠나 마카오와 중국 등지를 옮겨가며 해외상활을 해왔다.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에는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동남아 등을 떠돌며 이모부 장성택의 금전적 지원을 받아 생활해 왔다.

이모부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된 후 국제 미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고, 북한에서 김정남 암살조를 급파했다는 설이 나돌았다.

김정남의 갑작스런 피살을 두고 김정은이 그를 잠재적 경쟁자로 보고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정남은 과거 중국 베이징에서도 암살 위기를 겼었고, 당시 중국 당국이 북한에 “중국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한편 김정남은 지난 1971년 김정일과 영화배우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다.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났다가 1981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에서 2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그는 2001년 5월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적발되어 중국으로 강제 출국 조치됐다. 당시 김정남은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놀고 싶었다”라고 해명했으나 IT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IT산업을 살펴보기 위해 밀입국 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 사건 이후 김정남의 행적을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 권력 중심에서 서서히 밀려났고, 2010년 9월 동생 김정은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후에는 후계자 자리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그러나 김정남이 ‘백두혈통’의 장남이라는 점에서 그를 김정일 후계자로 세워야 한다는 움직임을 이어졌다. 대표적인 인사가 고모부인 장성택으로, 장성택이 처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