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묘연한 '천리마 민방위',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정체 묘연한 '천리마 민방위',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 정옥희 기자
  • 승인 2017.03.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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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천리마 민방위’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단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출처=천리마 민방위 홈페이지 캡쳐)
(내외통신=정옥희 기자)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천리마 민방위’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단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천리마 민방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은 ‘탈출을 원하는 북한 사람들을 돕고 정보를 나누는 단체’라고 밝혔다.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우리는 벌써 여러 북조선 사람을 도왔다. 어느 나라에 있든지 가고 싶은 나라가 어디든지 안전하게 보내드릴 것이며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라고 게재되어 있다.

천리마 민방위의 홈페이지는 지난 4일 도메인을 만든 것으로 추정되어 최근 결성된 탈북단체로 규정된다. 또 이들이 김한솔의 신변 안전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실존 여부도 확실치 않으며, 북한 당국의 추적을 피하고자 ‘천리마 민방위’라는 허구 단체명을 내세웠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한솔이 북한의 눈을 피하고자 직접 개설하고 이 단체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영상을 올렸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천리마 민방위(cheollima civil defense)는 지난 7일 유튜브에 ‘KHS Video’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김한솔로 추정되는 인물이 “내 이름은 김한솔이다. 북한에서 왔고 김 씨 가문이 일원”이라며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으며 현재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김한솔로 추정되는 인물은 40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하며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는 등 자신을 김정남의 아들로 소개했으나, 여권이 검은색으로 모자이크 처리되어 정확한 정보는 알아 볼 수 없는 상태다.

김한솔은 중국과 마카오, 프랑스 파리 등 각국을 옮겨 다니며 거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까지 마카오에 묵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김정남 피살 이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김한솔과 직접 인터뷰를 한 바 있는 언론 관계자는 영상 공개 직후 “평소 쓰던 안경을 벗은 것을 제외하면 외모와 말투는 김한솔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또 외교부 관계자도 “영상 속 인물은 김한솔 본인이 맞다”라고 밝혔으나 통일부는 “천리마 민방위는 들어본 적도 없는 곳이다. 인물은 흡사하게 비슷하다고는 누구나 생각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리마 민방위는 김한솔의 영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왔다”면서 “급속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옮겼다. 김정남 가족이 현 행방이나 탈출 과정에 대한 사항은 이 이상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천리마 민방위는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해 김한솔 가족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여러 정부의 도움을 받은 것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