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수석 구속영장 기각, '국정농단' 마지막 퍼즐 안맞춰져
우병우 전 수석 구속영장 기각, '국정농단' 마지막 퍼즐 안맞춰져
  • 곽영근 기자
  • 승인 2017.04.12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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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의 마지막 퍼즐인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됐다. (사진=곽영근 기자)

(내외통신=곽영근 기자)‘국정농단’ 사건의 마지막 퍼즐인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됐다.

권순호(47·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불출석),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로 우 전 수석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12일 기각했다.

이날 권 부장판사는 “혐의 내용에 관하여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다”면서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월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당시 법원은 “범죄사실의 소명 정도나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한 바 있다.

특검과 검찰은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서 부여받은 직무권한을 넘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자신의 의무를 방기했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우 전 수석이 대통령의 참모로서 정상적인 민정 업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청와대민정수속비서관은 검찰·경찰 등 사정라인을 관리·감독하면서 대통령 주변의 비리를 감시하는 ‘워치독’(Watchdog·감시장치)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가을부터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존재가 알려지고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대책 회의를 주도하는 등 사안을 축소·은폐하려 한 혐의(직무유기)를 받았다.

또 우 전 수석은 이석수 당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 내사에 들어가고 가족회사 ‘정강’의 횡령 의혹 등 자신의 개인 비리 혐의 조사를 벌이자 “감찰권 남용은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뜻을 전하는 등 감찰을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도 받았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게 최순실 씨 이권 챙기기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K스포츠클럽’ 감찰 계획 수립,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급 공무원 6명 좌천 인사 요구, 문체부 감사담당관 문책 요구,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 고발 강요 등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또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지난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측의 대응과 관련 검찰이 수사에 나섰을 때 수사팀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방해로 볼 수 있는 압력을 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상황만 파악했다”고 주장한 행위도 위증으로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구속영장에는 우 전 수석이 작년 10월 국회 운영위원회의 출석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상 불출석)도 포함됐다.

검찰이 주장하는 우 전 수석의 혐의는 모두 8가지다. 이 가운데 ‘K스포츠클럽’ 감찰 시도, 세월호 위증 혐의는 특검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새롭게 발견해 적용한 혐의였다.

검찰은 검사 출신인 우 전 수석 사건을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이근수 부장검사)를 전담 수사팀으로 지정하고 50여명에 달하는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 기각됨에 따라 그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반년 가까이 진행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사실상 종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을 기소하면서 앞서 ‘우병우 특별수사팀’이 별도로 수사했던 가족회사 ‘정강’ 횡령 및 화성 땅 차명보유 등 개인 비리 혐의도 동시에 적용해 기소할 방침”이라면서 “오는 17일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됨에 따라 관련 수사가 민감한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도록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 무렵 박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을 동시에 구속기소 하면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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