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폭포'의 진실, 100만년 이상 갇혀 있던 호수에서 나온 물
'피의 폭포'의 진실, 100만년 이상 갇혀 있던 호수에서 나온 물
  • 정옥희 기자
  • 승인 2017.04.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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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남극 ‘피의 폭포’(blood falls)의 비밀이 풀렸다.  (사진=내외통신DB)

(내외통신=정옥희 기자)일명 남극 ‘피의 폭포’(blood falls)의 비밀이 풀렸다. 남극의 명물인 피의 폭포는 빙하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여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다. 이 폭포는 지난 1911년 영국 태생 호주 지질학자인 그리피스 테일러 박사가 최초로 발견했다.

당시 그는 폭포에서 핏빛 물이 흐르는 원인이 붉은 미세 조류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주장은 2003년 뒤집혔다.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500만 년 된 해수 호수의 마지막 잔해로 거기 들어 있는 철 성분이 산소와 만나 산화하면서 붉게 변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사실을 정설로 믿어왔으나, 최근 미국 콜로라도 칼리지와 알래스카대 페어뱅크스캠퍼스 공동 연구진이 보다 신빙성이 높은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연구진은 ‘피의 폭포’의 원천은 빙하 밑에 100만 년 이상 갇혀 있던 한 큰 호수에서 나온 물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티나 카 연구원(알래스카대)은 “반향정위(echolocation)라고 불리는 기술을 사용해 빙하 밑 물의 경로를 추적할 수 있었다”며 “박쥐가 이 기술을 사용해 주변 물체를 보듯 우리는 빙하 주변에서 안테나를 격자 모양으로 움직여 얼음 속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테일러 빙하가 자체적으로 물이 흐르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진은 “얼음 속에 갇힌 호수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얼지 않았다는 점에 놀라웠다”며 “물은 얼어붙을 때 열이 방출됨에 따라 주변 얼음을 녹여 물을 계속 흘려보낸다. 이렇게 되면 수백만 년 된 물이 폭포가 될 때 더 많은 핏빛 물을 쏟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빙하학 저널’(Journal of Glaciology) 최신호(4월 24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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