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 too),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번져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 too),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번져
  • 김재윤 기자
  • 승인 2018.02.21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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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고은, 이윤택, 조민기 <사진=내외통신 DB· 온라인 커뮤니티>
(내외통신=김재윤 기자)서지현 창원지검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피해 고백 이후 미투 운동이 사회 각계로 확산되면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성추행이 연이어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연극계 거장이라고 불리는 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이 18년간 단원들에게 저지른 성추행, 성폭행 사실이 까발려지면서 수많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윤택은 지난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지만 성폭행은 일체 부인해서 더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전 감독 외에도 성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성추행 추문은 대중문화계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배우 조민기(52)는 교수로 재직 중인 청주대학교에서 성추행 문제로 중징계를 당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조민기의 소속사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며 반발하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직접 실명을 공개하며 피해사실을 밝히고 나섰다.

청주대 게시판 외에도 페이스북에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출신이라는 신인 연극배우 송하늘이 조민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실명으로 글을 올렸다.

21일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 측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배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라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차기작인 OCN 새 주말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는 하차했다.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시인 고은(85)의 성추행 행각도 최영미 시인의 고백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고 시인의 성추행 논란은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이 화제에 오르면서 확산됐다.논란이 커지자 고은 시인은 단국대 석좌교수직에서 사임한다는 의사를 20일 밝혔다.

이번 사태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관 부처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문화재청은 이날 배우 김보리(가명)가 이윤택 전 감독과 함께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밝혔던 하용부 밀양연극촌 촌장에 대해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매달 131만7000원씩 지급했던 무형문화재 지원금을 중단키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날 문화계 분야별로 실태조사를 하고 신고·상담지원센터를 운영하며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성희롱·성추행 예방 대응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정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권리의 사각지대 없이 모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업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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