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성의 두바이 칼럼] 팜쥬메이라 아일랜드와 두바이의 상상력
[윤홍성의 두바이 칼럼] 팜쥬메이라 아일랜드와 두바이의 상상력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8.06.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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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4조 3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4만명의 근로자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 17개의 가지와 11km 길이의 초승달 모양의 방파제로 둘러 쌓인 야자나무 형태의 섬.  가로 5km 세로 5km, 총 육지 면적은 약 560만 제곱미터로 여의도의 면적의 약 2배인 이 섬은 두바이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공섬 프로젝트 중 가장 작은 인공섬인 팜쥬메이라이다. 

오늘 두바이 칼럼에서는 최대 최대 규모의 인공섬 프로젝트 중 하나인 두바이 인공섬 개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두바이의 관광 산업과 인공섬의 필요성

앞선 칼럼에서 언급했듯 아무것도 없었던 사막이었던 두바이 관광산업은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현 EMAAR의 수장인 알라바르와 두바이 통치자 쉐이크 모하마드에 의해 1996년 시작한 두바이 쇼핑 페스티벌(DSF)은두바이의 무관세 정책을 이용한 가장 쉬운 관광객 유치 전략이었으며 "보여줄 것이 없으면 만들어라" 라는 전략 아래 1999년 완공된 버즈알아랍(최초의 7성급 호텔)은 관광지로서의 볼 거리를 제공해 주는 최초의 건물이 되었다.

 

두바이의 해안가 뒤로 관광산업의 시발점이 되는 건물인 버즈 알아랍 호텔이 보인다 (사진 출처 : 두바이 관광청)
두바이의 해안가 뒤로 관광산업의 시발점이 되는 건물인 버즈 알아랍 호텔이 보인다 (사진 출처 : 두바이 관광청)

2000년도에 두바이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빠르게 관광산업이 발전하는 곳이 되었고 매년 500만명이 방문하는 두바이 관광객을 위해 72km의 해안선은 너무 작아 보였다. 쉐이크 모하메드는 관광객을 1500만명 수준으로 증가 시키기를 원했고 그곳이 해안선을 가지기를 원했으며 또한 최고로 럭셔리한 호텔리조트들과 주택들이 늘어선 곳이기를 원했다. 이렇게 두바이 해안선을 늘리기 위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인공섬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부족한 것을 가져온다

쉐이크 모하마드는 이미 1997년 두바이 고위 관료에게 인공섬을 만들기 위한 초안을 가져오라고 지시 한다. 그는 기존 두바이 72km에서 10%를 늘린 약 7킬로 미터의 해안선을 만드는 계획안을 가져왔는데 쉐이크 모하마드는 훨씬 큰 계획안을 가져오라며 수정을 지시했다고 한다. 또한 단순히 크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을 담는것도 중요하게 생각한 그는 아랍인들에게 사막에서 중요한 자원이 되는 야자나무의 모양을 따서 만들어 보라고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팜아일랜드의 디자인의 모티브가 된 야자나무
팜아일랜드의 디자인의 모티브가 된 야자나무

우여 곡절 끝에 팜아일랜드 3개의 계획(팜쥬메이라, 팜 자벨알리, 데이라팜), 총 520km 해안선 길이를 가진 그림이 완성되고 그 첫번째 섬인 팜쥬메이라의 착공 계획에 들어간다. 하지만 쉐이크 모하메드에게는 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술이 없었다. 이에 또 다른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인공섬 건축의 전문가인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Jan De Nul과 Van Oord이다.

 

실현을 위한 기술적 난제들

쉐이크 모하마드는 인공섬이 야자나무 모양을 하면서도 오직 모래와 암석으로만 만들어지기를 원했다. 수심이 평균 30미터 밖에 안되고 160km 정도의 폭을 가진 아라비안 걸프해는 이런 초대형 인공섬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래도 엔지니어들은 1년에 한 번 올지도 모르는 높은 파도와 100년에 한 번 올지도 모르는 태풍에 견딜 정도의 구조물을 만들어야 했다.

 

팜쥬메이라 인공섬을 만드는 모습 - Rainbowing 무지개 만들기라 불린다. 사막모래로 만든것이 아니라 해저면의 땅을 퍼서 지상으로 옮기는 공정을 택했다.
팜쥬메이라 인공섬을 만드는 모습 - Rainbowing 무지개 만들기라 불린다. 사막모래로 만든것이 아니라 해저면의 땅을 퍼서 지상으로 옮기는 공정을 택했다.

거대한 인공섬을 바다 한가운데 만들기 위해서는 파도를 막기위한 방파제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 방파제가 지금 아틀란티스 호텔이 들어와 있는 팜쥬메이라의 끝점인 크레센트 지역이다. 

 

크렌센트 한 가운데 있는 아틀란티스 호텔의 모습. 이곳에 두바이 최대의 워터파크 및 돌고래와 수영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다.
크렌센트 한 가운데 있는 아틀란티스 호텔의 모습. 이곳에 두바이 최대의 워터파크 및 돌고래와 수영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다.

이 방파제를 만들기 위해 약 7m폭에 550만 세제곱미터의 암석들을 하나하나 GPS로 좌표를 잡아 크레인으로 내린 후 수중 다이버들이 고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 이 암석의 양이면 이집트 피라미드를 2개는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실로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 작업이 아닐 수 없는데 마침 쉐이크 모하마드가 피라미드와 비교해서 언급했던 말이 있으니 하나 소개해 드린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그러했듯이 현재 우리가 만들고 있는 대규모 건축들도 시간이 지나면 후대를 위한 유적이 될것이다.

 

성공적인 관광자원으로서의 변모

쉐이크 모하메드의 말과 다르지 않게 두바이 팜쥬메이라라고 하면 이제 두바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가 되었다. 세상 어느 나라가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인공섬을 이렇게 과감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인구 밀도가 높아서 바다로 나가야하는 것도, 석유가 많이 나고 돈이 넘쳐서 이런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두바이를 더 매력있고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다른 지역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투자이다.

 

팜아일랜드의 완성도 - 팜쥬메이라와 팜 자벨알리만 완성되었을 뿐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팜아일랜드의 완성도 - 팜쥬메이라와 팜 자벨알리만 완성되었을 뿐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세상에 없던 7성급 호텔을 만들고 존재하지 않던 높이의 건물을 건설하며 해안선을 늘리기 위해 바다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 사람의 리더십에 의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두바이의 모습이다.

 

윤홍성

필자는 두바이에서 Maru Event Tourism LLC라는 이벤트, 전시 사업 및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 Glasgow School of Art, Glasgow University에서 건축학을 수료하였으며 런던과 서울의 건축 사무소에서 건축설계 경력을 쌓고 두바이의 제일기획 및 그 자회사 OneAgency에서 이벤트, 전시, 인테리어 업무를 수행하고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 오만, 이집트 등 모든 아랍지역들의 업무 경험을 쌓으며 2013년부터 중동지역에 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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