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의 특별한 하루
서대문구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의 특별한 하루
어르신들, '평화의 소녀상' 함께 읽고 소녀에게 주고 싶은 '꽃신' 그려
  • 김재윤 기자
  • 승인 2018.08.25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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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평화의 소녀상’ 속 맨발의 소녀에게 주고 싶은 꽃신을 그리고 있다. <사진=서대문구청>
서대문구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평화의 소녀상’ 속 맨발의 소녀에게 주고 싶은 꽃신을 그리고 있다. <사진=서대문구청>

(내외통신=김재윤 기자)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가 23일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독립문로 27)에서 어르신 20여 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책 ‘평화의 소녀상’(저자 윤문영)을 함께 읽고 맨발의 소녀에게 주고 싶은 꽃신을 그리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 도서관은 지난달 폭염경보가 발령된 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매일 20~30명의 어르신들이 찾아와 하루를 보내는 사랑방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다섯 명의 도서관 자원활동가들(정원경, 권경림, 신윤희, 최현순, 김영자 씨)은 도서관과 친숙해진 어르신들이 좀 더 흥미롭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이날 행사를 준비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부터 도서관 내에 평화의 소녀상 포토존도 운영해 오고 있다.

김희순 씨(73세)는 “그때는 나라가 힘이 없어 험한 일을 당했었다”며 “평화의 소녀 그림을 보며 “아름다운 아가씨 힘내주세요”라고 말했다.

차제용 씨(75세)는 꽃신 그림을 그리며 “남아계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서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할 때까지 만수무강하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김삼채 씨(84세)는 포토존 속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린 시절 끌려가는 동네 언니들을 보러 나왔다가 일제 순사가 목검으로 머리를 때리며 집에 들어가라고 소리쳐서 집으로 도망갔었다”며 아픈 과거를 회상했다.

자원활동가들은 “올여름 무더위가 맺어준 인연으로 어르신들과 함께할 수 있어 보람 있었다”며 “주민주도형으로 운영되기에 현장에서 주민 분들의 필요를 빨리 파악하고 대응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어르신들은 “여름 무더위 동안 도서관에서 잘 쉴 수 있어 좋았는데 이렇게 함께 책을 읽고 역사를 돌아보며 그림도 그릴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작은도서관이 영유아와 어린이는 물론 어르신들께도 열려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2> 서대문구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자신이 그린 평화의 소녀상 꽃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서대문구청>
서대문구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자신이 그린 평화의 소녀상 꽃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서대문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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