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수묵 한자리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수묵 한자리
목포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국내․서양 작가 45명 폭넓은 수묵 세계 보여줘
  • 정석철 기자
  • 승인 2018.10.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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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정석철 기자=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망라해 다양한 모양의 옷을 입은 수묵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어 화제다.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제2관인 목포 유달산 입구의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이곳에서는 ‘수묵의 여러 표정들’이라는 주제로, 국내 젊은 작가 32명과 서양 작가 13명이 다양한 시선으로 담은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서양작가 작품
서양작가 작품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전시실 중앙 바닥에 놓인 달항아리다. 정광희 작가의 ‘나는 어디로 번질까’. 항아리에서 쏟아져나온 수묵이 어디로 번질지 모르게 자유롭게 퍼져있는 연출은 전시관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수묵의 번짐을 극적인 표현으로 보여주면서 관람자에게 새삼 수묵의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수묵은 한‧중‧일 동양 3국의 대표적 표현매체지만 오늘날 서구에서도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고 있다.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에서는 전통의 무거운 의미체계에 갇혀있지 않은 서양 작가들이 수묵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엿볼 수 있다. 젊은 국내 작가들의 다채로운 수묵작업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수묵을 공부하는 미술학도에게는 서양의 시선과 동시대 젊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통해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일반인에게는 폭넓은 수묵의 세계를 보여준다.
 
서양 작가의 작품 중 프랑스 여성 작가 크리스틴 다바디 파브르게뜨(Christine Dabadie-Fabreguettes)의 ‘Consolation-thirsty’가 시선을 끈다. 불교적 사색이 주는 영감이 표현된 추상화다. 몇 해 전 스승인 고암 이응노 화백을 소개하는 책을 출간하는 등 수묵의 내공뿐만 아니라 한국과의 인연도 깊은 작가다.

영국의 안드로 세메이코(Andro Semeiko)는 아이와의 대화를 낙서처럼 표현한 듯한 ‘Letter to Little Andro’를 전시했다. 어두운 화면 속 갑옷 입은 기사가 함께 표현돼 있어 묘한 이질감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다.

 
미국의 아비가일 스턴(Abigail Stern)은 삼베천과 플라스틱, 종이 등 독특한 재료를 활용한 ‘White Rose 3’을 선보이고, 프랑스의 시빌 프리델(Sybille Friedel)은 수묵이 아니라면 표현할 수 없는 수천 마리 철새들이 비상하는 모습을 화면 가득 담은 ‘Migrating Birds’를 선보인다. 프랑스 소피 테데스키(Sophie Tedeschi)의 ‘Le deploiement de la marguerite’는 수묵으로 그린 꽃이 주는 지극한 아름다움으로 관람객을 매료시킨다.
 
이외에도 프랑스 카미유 메칸델리(Camille Park-Mercandelli), 영국 콜린 로즈(Colin Rhodes), 독일 해리 마이어(Harry Meyer), 방글라데시 비파샤 하야트(Bipasha Hayat), 독일 커스틴 아브라함(Kerstin Abraham), 프랑스 파비앙 베르쉐(Fabien Verschaere), 체코 나타샤 수타(Natasha Sutta), 미국 에리카 키카 로메로(Erika Kika Romero) 등의 개성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수묵이라는 단일 주제로 묵직한 울림을 던지며 깊어가는 가을을 수놓고 있는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에서 펼쳐진다.
 
1관 목포문화예술회관과 4관 진도남도전통미술관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전시관은 무료다. 입장권은 티켓링크나 비엔날레 누리집(sumukbiennale.org)을 통해 구매할 수 있고, 목포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에 가면 현장 발권도 가능하다. 입장권에는 3천 원 쿠폰이 삽입, 목포에선 목포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 위치한 로컬푸드 매장에서, 진도에선 식당주유소 등 모든 상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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