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논설위원 칼럼] 평양선언과 9·19군사합의의 실천이 중요하다.
[하정열 논설위원 칼럼] 평양선언과 9·19군사합의의 실천이 중요하다.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8.11.0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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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남북한 간에는 3차례에 걸친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평양선언, 9·19합의 등으로 어느 때보다 상호 신뢰의 기운이 싹트고 있다. 11월 1일부터 남북한에서는 9·19군사합의가 실천되고 있다. 서해상에서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평화수역이 지켜지고 있으며, 북한의 해안포는 포문을 닫았다.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적대적인 군사행위가 금지되었다. 남북한 군사합의에 따라 JSA지역의 비무장화가 구현되었다. 화살머리 지역에서는 지뢰제거 작업이 한창이다. 앞으로 GP 11개를 상호 철수하도록 합의하였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북미정상이 내년 초에 열릴 예정이다. 이를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이번 주 미국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0월 3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두 곳의 주요 시설에 대해 미국의 사찰단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발언했다. 북한이 검증을 받겠다고 한 것은 중요한 발전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의 불확실성을 들어 평양선언과 9·19군사합의를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항복선언이라느니, 신체포기각서라느니 표현하며 공격하고 있다.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문제는 몇 번의 정상회담과 장관급 접촉으로 해결 할 수 없다.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에 차이가 크고, 서로를 바라보는 불신의 벽이 아직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달성하는 방법은 현실을 인식하면서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미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평화통일의 문제는 단계적·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기존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원칙을 계승하고 있다. 기능주의적 통일방식에 입각하여 통일과정을 화해협력단계, 남북연합단계, 통일국가단계의 3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남북한이 70년 이상의 분단 상황 하에서 형성된 상호간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는 분야별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先교류 後통일’의 입장을 체계화한 기능주의적인 시각에 입각한 통합이 중요하다. 남북한이 우선 화해와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다지고 민족공동체를 건설해 나가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정치통합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화해와 협력은 이미 법적·제도적인 기반이 조성되어 있어 양측의 정치적 의지 여하에 실현가능성이 달려 있다. 기능주의적인 접근의 필요성은 남북한 간의 현안문제에서 쉽고 의견접근이 가능한 주제를 먼저 다루는 것이 전체의 남북대화의 틀을 곤란에 빠뜨리지 않고 통일기반을 다지는데 유리하다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북한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남한과의 교류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북한이 핵문제의 완벽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유엔제제로 남북한이 경제 및 인적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쉽고 분쟁이 적은 것부터 접근하여 부분별로 기능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서 인도주의 및 경제영역에서 교류협력이 확대되면, 남·북·미가 접촉을 촉진시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면서 평화통일의 길을 닦기 위해서는 붕괴론적 시각보다는 변화론적 시각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 남북한은 북핵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점진적·단계적으로 접촉을 강화하면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의 길을 다져나가야 한다. 평양선언과 9·19합의의 실천이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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