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칼럼] 소상공인, 모바일 공유혁명 활용해야 살아남는다
[최원철 칼럼] 소상공인, 모바일 공유혁명 활용해야 살아남는다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9.01.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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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최원철 특임교수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최원철 특임교수

최저임금인상과 주휴수당문제로 소상공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경기가 좋고 장사가 잘된다면 큰 문제가 안 되겠지만 최근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비용의 상승이 생존과 직결되는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들에게는 이러한 문제들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종사하고 있는 거리상권이 어려운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작년까지 엄청나게 상승한 부동산 분양시장과도 연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분양 받고 계약금에 중도금까지 납부하고 있으니 여유롭게 쓸 돈이 모자라 소비를 줄임으로써 내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어 가면서 퇴근 후 모여서 술 한잔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집에 일찍 들어간 후 가정 간편식으로 혼술하거나 배달앱을 활용해 간단히 시켜 먹는 문화, 거리에서 돈을 쓰는 것보다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변화는 SNS를 활용한 다양한 공유혁명이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교육을 할 때 상가의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이 ‘입지’라고 항상 얘기해 왔었다. 하지만, 이런 부동산 불변의 법칙이SNS로 인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필자는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협회, 상공회의소 등에서 강연할 때 “지금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물리적인 입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배달앱 내에서 어디에 위치하느냐, 즉 ‘모바일 입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장사가 잘 안되는 원인이 전반적인 경기 하락도 있지만, 이미 온라인쇼핑, 해외직구, 배달앱 등 SNS를 통한 모바일 시장이 빠른 속도로 정착되어 가는 요인도 있다는 것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백화점이나 마트가 온라인쇼핑 때문에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 일반 상가도 내가 직접 방문해서 먹거나 즐겨야만 하는 음식점이나 체험시설 등만 살아남을 것이고, 판매업 등 일반 소매점은 점차 상황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는데, 작년부터는 한국도 중국처럼 O2O (Online To Offline)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음식점이나 체험시설까지도 점차 개인화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경리단길, 송리단길처럼 낙후된 구도심 상업지역이 청년들의 아이디어나 맛집 등으로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면 상가 임대료 폭등으로 연결되고 이로 인해 기존 원주민들과 청년 맛집이 그 지역에서 밀려나는 현상을 말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도심지역들이 모바일 O2O에 의해 시장의 영향을 받는 ‘모바일피케이션 (mobilefication, 휴대폰의 Mobile과 ~화의 Fication의 합성어)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갑자기 활성화된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모바일피케이션’은 낙후된 도심 뿐 아니라 명동, 종로, 홍대 등 주요 상권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에는 음식점들도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 ‘요기요’나 ‘배달의 민족’ 등이 급속도로 발전시킨 배달앱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이를 활용한 공유주방 또한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공유주방 사업은 이미 1년 전 ‘배달의 민족’이 만든 ‘배민 키친’이 시작되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었으나 최근 우버 창업자인 캘러닉이 한국에서 공유주방의 미래 형태인 클라우드 키친(cloud kitchen)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공유주방은 임대료가 가장 저렴한 도로 후면에 있는 상업시설건물 지하나 고층부위에 주방을 미리 만들어 놓고 낮은 보증금과 월 임대료로 다수의 업체가 주방을 공동으로 임대하는 배달전문 식당을 말한다. 예전 사고대로라면 유동인구가 없는 상권에 위치한 지하나 고층 식당은 경쟁력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겠으나 이제는 배달앱의 활성화로 매장 판매가 아닌 배달만 하더라도 점심시간은 물론 저녁 늦은시간까지 주방을 활성화할 수 있어 일반 음식점에 비해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낮은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일반 음식점에 비해 고품질의 저렴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어 한번 이용해 본 직장인이나 1인가구 또는 가정주부들은 계속 선호할 수밖에 없다. 또 공유주방을 임대하여 음식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장사가 안되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나오거나 다른 종류의 음식을 만들어서 다시 시도할 수 있다. 기존 음식점들이 직원 정리, 임대료 정산, 인테리어 복구, 집기 처분 등 폐업이나 업종 변경에 많은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만약 음식을 만드는 실력이 좋아 음식점 창업을 검토하고 있거나 기존에 음식점을 하고 있더라도 매출이 점차 감소한다면 위와 같은 형태의 미래형 공유주방과 배달앱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소매종말(Retail Apocalypse)에 대한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아마존(Amazon)의 영향으로 메이시나 월그린, 갭 등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았고, 특히 장난감 천국으로 유명한 토이저러스도 미국내에서 800개에 이르는 매장의 문을 닫고 있다. 

결국 온라인 쇼핑이나 해외직구 등이 가져오는 소비생활 패턴의 변화는 음식점까지 점차 영향을 미쳐 정말 유명한 지역의 맛집이 아니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소매상가나 음식점뿐 아니다. 체험형 매장도 점차 그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2019년에는 전세계 특히 한국의 대부분의 가정은 TV구매 시 65인치 4K UHD LED TV를 구매하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가격이 대기업 브랜드의 경우 200만원 이하로 떨어졌고, 일반 브랜드 TV는 100만원대까지 하락하였다. 이미 대중화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세계적인 온라인 영상 콘텐츠 제공업체가 이미 한국에도 정착되어 내가 원하는 모든 영화나 TV 콘텐츠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65인치 TV를 통해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또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SONY PlayStation VR)도 그동안 많이 보급되어 4K급으로 영화는 물론 3차원 VR 게임까지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 국내 상업시설 매장에 VR 테마파크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집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확실하게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없다면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5G의 상용화도 이러한 시장의 확대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정착되어 나갈 것이란 것을 예상하게 한다.

결국 4차산업혁명 기술 중 가장 빠르게 우리에게 변화를 준 모바일을 활용한 각종 공유형 생태계는 소상공인들을 도태시킬 수도 있지만, 역으로 소상공인들의 미래를 더 밝게 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활성화할지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한다면 가만히 앉아서 빠르게 망해가는 사람들의 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필자가 지방자치단체나 상공회의소에서 본 기고와 같은 내용의 강연을 하면 대부분 매우 유익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의 소상공인지원은 일부 금융지원이나 인테리어 지원 등 당장 눈에 보이는 지원에 국한되어 있는 현실이다. 이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이미 시도하고 실패했던 결과를 답습할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당장 눈앞에 다가올 미래를 대비한 교육을 계획하고 소상공인들이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우리 소상공인들이 소매종말 시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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