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통신]정석철 기자=오월 광주를 향한 길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그 길이 민주주의의 길입니다. 해마다 늘 고해성사의 마음으로 5월 광주를 찾습니다.

저는 황교안 대표의 5.18 망월동 묘역 방문을 막고 싶지 않습니다. 제1야당 대표라면 5.18 정신을 기리는 국가적인 기념행사에 당연히 참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황교안 대표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황 대표가 와서 해야할 일은 오직 한 가지, 바로 광주 민주 영령들 앞에 무릎 꿇고 참회하는 일이라는 것을. 유대인 학살의 역사를 잇고 있는 독일의 수상이기에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었듯이, 광주 시민 학살의 역사를 승계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대표로서 황대표는 오월 광주 영령 앞에 사죄해야 합니다. 더 이상 진실규명을 가로막지 않으며, 학살의 책임을 밝히기 위한 법적, 정치적 역할을 자임하며 진정한 치유와 화해의 길을 열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것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국민의 바람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황교안 대표의 5.18 광주방문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것 같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5.18묘역 앞에서 또 목을 꼿꼿이 세우고 ‘임을 위한 행진곡’엔 굳게 입을 다물지 않을까? 혹여 광주에서 한 번 당하고 그것으로 망언도 진상규명위원회와 특별법도 다 퉁쳐버리고 유야무야하려 하려는 심산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은 스스로 헌법유린·국정농단 세력의 부역자임을 방증하고 5.18 정신을 능멸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황교안대표는 총만 안들었지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시민을 짓밟은 전두환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오월 광주의 역사의 진실을 결코 피해갈 수 없습니다. 공장 바닥을 뜯고 숨겨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粉飾)회계처럼, 입에 붙지도 않는 헌법수호, 독재타도 구호를 외치며 진실을 은폐하는 분식(粉飾)정치로는 국민을 속일 수 없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거짓 세력에게 단호히 맞서겠습니다. 오월 광주 정신으로 인권과 민주주의 평등과 평화의 미래를 굽힘없이 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