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 생리대 지원 정책' 세계적 인정…UN공공행정상 수상
서울시, '공공 생리대 지원 정책' 세계적 인정…UN공공행정상 수상
공공행정 국제 최고 권위 상 유엔 공공행정상 ‘양성평등적 공공서비스 추진 분야’ 수상
시 여성정책으로 다섯 번째 수상…국제사회에 서울시 여성정책 우수성 재확인
‘비상용 생리대 비치’ 6월부터 도서관, 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등 160개 기관으로 확대
  • 이유정 기자
  • 승인 2019.05.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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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 이유정 기자= 서울시가 여성건강권 증진을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해 온 ‘공공 생리대 지원 정책’이 공공행정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상인 유엔 공공행정상(UN Public Service Awards, UNPSA)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5월 22일 UN공공행정상을 주관하는 UN경제사회국(UN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UNDESA)은 서울시 ‘공공 생리대 지원’ 정책이 2019년 UN공공행정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공공행정상은 공공행정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2003년 제정된 이후 많은 공공기관들의 응모로 매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UN공공행정상은 유엔경제사회국(UNDESA)·성평등 및 여성 역량강화본부(UN-WOMEN) 공동 주관으로 세 단계에 걸친 엄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정책을 선정하며 UN 공공행정의 날(매년 6월 23일) 시상식을 개최한다.

5개 대륙별로 5개 분야에 따라 응모 정책을 심사하며, 서울시는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양성평등적 공공서비스 추진’분야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도시들과 경쟁해 수상도시로 선정됐다. 2019 UN 공공행정상 수상기관은 총 11곳으로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유일하다.

앞서 서울시는 2010년 ‘여성행복 프로젝트’, 2011년 ‘가출위기 십대여성 자립지원 프로그램’, 2013년 ‘여성 1인가구 종합지원정책’, 2015년도 ‘여성안심특별시’로 유엔공공행정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 다섯 번째 수상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서울시 여성정책의 우수성을 재확인하고, 여성친화도시로서의 브랜드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유엔공공행정상 5개 분야 중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양성평등적 공공서비스 추진’에서 수상한 ‘공공 생리대 지원 정책’은 2016년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성 건강권 증진 사업이다.

스마트서울맵
스마트서울맵

서울시는 매우 중요한 성장기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기 어려운 저소득층 십대여성의 성‧건강권을 ‘기본권’ 차원에서 보다 촘촘히 보장하기 위해 2016년 생리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우선 국민기초생활수급 여성청소년(10~19세) 9,200명에게 일회용 생리대를 낙인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거주지로 직접 배송하고, 돌봄 사각지대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소녀돌봄약국, 가출청소년 쉼터 등 800개소와 성·가정폭력 피해자, 노숙인 시설 등 취약여성이 이용하는 기관 192개소 등에 생리대를 비치해 지원했다.

지난 해 10월 취약계층을 넘어 갑자기 생리를 시작하거나 미처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해 곤란한 여성들의 건강권을 증진하기 위해 ‘공공기관 비상용 생리대 비치 사업’을 첫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사업 시행에 앞서 1,475명을 대상으로 비상용 생리대 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92%(1.350명)가 찬성하고 7%(109명)가 반대, 기타의견이 1%(16명)로 나타났다. 시는 남용방지를 위해 코인형 자판기를 고안해 청소년수련관, 도서관, 복지관 등 청소년‧여성이 이용하는 11개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19.10.8)한 결과, 이용자와 운영기관의 만족도는 높았으며, 당초 우려와는 달리 남용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 6월부터는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11곳에서 160곳으로 대폭 확대한다. 이번에 비치되는 기관은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성문화센터, 청소년문화의집 등 청소년시설 54곳 ▴도서관 18곳 ▴복지관 42곳 ▴박물관 9곳 ▴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여성기관 37곳이다.

시에서는 무료자판기와 코인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는 코인형 무료자판기를 고안해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다만, 코인은 안내데스크에 따로 코인통을 마련해서 직원에게 요청하지 않고도 이용자가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비상용생리대 장소
비상용생리대 장소

비상용 생리대 비치 기관은 ‘스마트서울맵(http://map.seoul.go.kr)’에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시는 국내 최초로 십대여성 전용 성건강 지원센터인 ‘시립청소녀건강센터 나는 봄’을 2013년 9월 개소해 위기에 놓인 십대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까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소녀돌봄약국’ 230여 개소 운영, 면생리대 교육 등 성건강과 관련한 체험형 참여교육, 국내 공공기관 최초 여성 성건강 웹사이트 구축, 생리대 종류·착용방법·생리달력 등 정보가 담긴 성건강 수첩 제작·배포 등 여성들의 건강권을 증진하기 위한 다각도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9 UN공공행정포럼 및 시상식은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 혁신적 변화 및 책임성을 담보하는 제도를 통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이라는 주제 하에 오는 6.24.(월)~6.26.(수)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다.

서울시는 UN공공행정상 시상식 및 포럼에 참가해 우수 수상사례들을 공유하는 한편, UN을 통해 검증된 시 정책들을 매뉴얼로 제작해 저개발도시에 제공하는 등 서울형 정책모델 전파를 통해 세계도시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는 앞으로도 중요하지만 공공이 살피지 않았던 분야를 적극 발굴해 여성정책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2002년부터 18년째 1위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는 우리나라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성평등임금공시제’를 도입해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월경 등 여성건강에 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및 캠페인을 시행한다. 오는 ‘세계 월경의 날’(5.28)을 기념해 5월 마지막 주말(5.25~5.26)에 서울숲에서 개최되는 월경박람회를 후원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월경박람회는 걷기(월경런run)와 박람회 티켓구입을 통해 취약계층 여성에게 생리대를 기부하고, 건강관련 강연, 월경용품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소셜벤처 이지앤모어에서 주최하는 ‘제2회 월경박람회’는 ‘Run for You, Learn for me’라는 주제로, ‘월경런’과 ‘월경박람회’로 구성된다. 25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월경런은 걸으면 기부되는 사회공헌플랫폼 ‘빅워크’와 협력해 100m를 걸으면 생리대 1개가 기부되는 방식으로 한 사람이 3km를 완주할 경우 노숙인 여성에게 생리대 30개가 기부된다.
 
또한, 25~26 양일간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갤러리아포레 더 서울라이티움 1,3관에서 진행되는 월경박람회에서는 월경과 관련된 정책적 변화와 그동안 터부시되어온 월경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교육 내용을 전시했다. 또한 원하는 월경용품을 직접 뜯어보고 물감을 부어볼 수 있는 월경용품 LAB 등 체험프로그램과 ‘월경컵 수다회’ ‘미레나 패널 토크쇼’ 등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미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2016년 저소득층 청소년이 생리대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위 ‘깔창생리대’ 문제가 이슈화된 지 3년이 되었다. 서울시는 ‘16년 처음으로 생리대 지원 모델을 만들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여성 성건강을 위한 교육 및 다양한 캠페인 등을 실시해왔다”며, “서울시 공공 생리대 지원 정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더욱 확대·발전시켜 여성 건강권을 증진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실장은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도입해 금년 10월 발표예정인 ‘성평등임금공시제’ 등도 선도적으로 추진해 세계적인 성평등 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가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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