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또 하나의 역사”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또 하나의 역사”
  • 정석철 기자
  • 승인 2019.07.0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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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정석철 기자=한국전쟁 정전 66년 만에 비무장지대(DMZ) 공동경비구역(JSA) 판문점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오늘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

▲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둥그렇게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둥그렇게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오후 3시 44분경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의 집 문을 열고 남북한 군사분계선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이날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뜨거운 악수는 나눈 뒤 오후 3시 45분 트럼프 대통령은 경계석을 가운데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보고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가 이 선을 넘어도 되나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 발자국만 넘으면 이쪽(북측) 땅을 밟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DMZ로 향하는 시각. 김창선 북한 노동당 서기실장 등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 자유의 집 및 평화의 집을 살펴보고 있었다. 사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등 미국 측 관계자와 군 관계자들도 분주히 오가며 현장을 준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3시44분쯤 문을 열고 모습을 나타냈고 계단을 내려와 군사분계선으로 걸어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타나자 북측 판문각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걸어나왔다.

김 위원장보다 먼저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이 천천히 다가가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곧 두 사람은 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았다.


악수를 나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내가 이 선을 넘어도 되느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한 발자국만 넘으면 이쪽(북측) 땅을 밟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신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양 팔을 크게 한 번 벌렸다.

경계석을 밟고 분계선을 넘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어깨를 두드렸고 나란히 북측으로 몇 발자국 걸어갔다. 판문각 앞에서 멈춘 두 정상은 마주본 뒤 다시 한 번 악수를 했다.

두 정상은 오후 3시47분쯤 판문각에서 남측으로 건너왔다. 분계선을 넘기 직전에도 잠시 멈춰 서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리 굿"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분계선을 넘은 두 정상은 또다시 10m 가량을 걸어 오후 3시51분쯤 남측 자유의집 앞에 도착했고 이때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의집 문을 열고 내려오면서 세 정상이 만났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만 자유의집 2층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별도 대기실에서 두 정상을 기다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한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는데, 나도 깜짝 놀랐다" 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오지 않았으면 민망할 뻔 했다"라고 답했다.

남북미 정상은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주고받고, 둥그렇게 모여 대화를 나눴다.
3분 정도 환담을 한 세 정상이 자유의집으로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이렇게 만나 기쁘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우리는 훌륭한 우정을 갖고 있고, 짧은 시간에 연락했는데 만남이 성사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좋은 파트너십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한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좋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자신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을 내 보이고 "우리가 이뤄 낸 일들에 대해 다들 존중해 준 것은 아니지만 저희가 해 놓은 일은 분명히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트럼프 대통령님과 나는 위대한 동맹의 역사와 정신을 잊지 않고, 또 한미 양국은 동맹국으로서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님의 방한으로 한미 공동 목표와 전략을 다시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고 든든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모든 사안에 대해 긴밀하고 진솔하게 대화하면서 한미 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고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트럼프 대통령님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주인공, 한반도의 피스메이커입니다. 오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상봉이 남과 북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평화를 향한 인류 역사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면서”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북미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며”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진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말했다.

윤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담한 여정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모두 힘을 모을 것을 염원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북·미 두 정상의 회담 모두발언 내용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어떤 사람들은 일부에서는 대통령님께서 보내신 친서를 내가 보면서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이런 말들도 하던데, 사실 나는 어제 아침에 대통령님께서 그런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나 역시 깜짝 놀랐고, 정식으로 오늘 여기서 만날 것을 제안하신 말씀을 오후 늦은 시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각하를 다시 만나고 싶고, 또 이 만남 자체가 특히나 이런 장소에서 만난 건 우리 북과 남 사이에는 분단의 상징이고, 또 이렇게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게 되는 이런 자리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이렇게 여기서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고, 앞으로 더 좋게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만남이라고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또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각하와 나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아마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각하와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그런 계속 좋은 일들을 계속 만들면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될 일들에 맞닥뜨리는 그런 난관과 장애를 견인하는 극복하는 그런 신비로운 그런 힘으로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저도 마찬가지로 위원장님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목소리의 힘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목소리도 예전에는 들어본 적이 없는 목소리죠, 기자회견을 해보신 적이 없으니까요. 어쨌든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고, 또 문 대통령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인 순간이고요.

사실 저는 김 위원장님께 또 다른 이유에서 감사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SNS로 메시지를 보냈을 때, 사실 이 자리까지 오시지 않았으면 제가 굉장히 좀 민망한 모습이 됐었을 텐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 둘은 굉장히 좋은 관계를 지금까지 만들어왔습니다.

제가 대통령 당선이 되기 전, 2년 반 전의 상황을 돌아본다면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었었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한국, 북한, 전세계에게도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그 후로 우리가 이루어낸 관계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시 한 번 제가 또 그 선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큰 영광이라고 생각을 하며 거기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저를 그렇게 초대를 해 주신 것인데, 사실 제가 할 수 있을지 생각을 못했지만 정말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언론에서도 이야기를 했듯이 역사적인 순간인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위원장님과 함께하게 돼서 매우 기쁩니다.

북·미 두 정상은 오후 3시54분부터 회담을 시작해 오후 4시51분까지 약 한시간 가량 회담을 이어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 남,북,미 세 정상은 함께 자유의집을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남북 두 정상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4시 52분경 세 정상은 포옹으로 작별인사를 나눴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배웅했다.

 

아래는 이날 한.미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안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오늘 한반도는 트럼프 대통령님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땅이 되었습니다. 정전선언이 있은 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납니다. 사상 최초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마주 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입니다.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 최선의 상황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오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과 북은 평화를 확신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님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기대에 가득 찬 응원 보내줄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트럼프 대통령님이 한반도의 평화 이뤄낸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바랍니다. 평화는 분쟁보다 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용기를 내주신 두 분 정상에 감사드리며, 오늘 평화로 가는 방법을 한반도가 증명할 수 있게 돼 저는 매우 마음이 벅찹니다.

지속적인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현실성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님과 나는 비핵화와 관련한 양국의 입장이 일치하며,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 북미 관계 정상화를 공약한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 병행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오늘 두 정상의 만남에서 진전이 있기를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기원합니다.

한미 동맹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지역,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은 우리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의 핵심축으로 삼아 양국 공조를 긴밀히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최근 양국 교역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경제 관계가 균형적, 호혜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님 취임 이후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한미 FTA 개정 등으로 협력의 제도적 틀도 공고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님 말씀처럼 양국 모두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 두 정상은 교역 투자 확대 모멘텀을 더욱 가속화해 한미 동맹을 호혜적 경제동맹으로 확대 발전시키기로 했습니다.

지역 글로벌 이슈에서도 한미 양국은 동맹국으로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아시아 태평양은 양국 평화와 번영 유지에 핵심적 지역입니다. 우리는 개방성, 포용성, 투명성이라는 역내 협력원칙에 따라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 간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우리 두 정상은 최근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등 중동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한 우려에 공감했습니다. 오만 해역에서의 통항의 자유는 국제 에너지 안보와 중동지역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님께서 보여주신 신중하고 절제된 대응을 높이 평가합니다. 우리는 중동정세 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님과 나는 위대한 동맹의 역사와 정신을 잊지 않고, 또 한미 양국은 동맹국으로서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님의 방한으로 한미 공동 목표와 전략을 다시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고 든든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모든 사안에 대해 긴밀하고 진솔하게 대화하면서 한미 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님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주인공, 한반도의 피스메이커입니다. 오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상봉이 남과 북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평화를 향한 인류 역사의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님의 대한민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한미 양국과 트럼프 대통령님과 나의 우정은 초여름 짙어가는 녹음처럼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