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일본 경제보복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칼럼]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일본 경제보복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정석철 기자
  • 승인 2019.07.11 12: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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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정석철 기자=10일 일본 정부는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수출 규제에 대한 조치의 부당함을 지적한 것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위반이라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으며 철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경제보복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을 떠나 이번 사태가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모건스탠리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한국 업체들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쳐 올해 한국 경제성잔률 전망치를 2.2%(5월) 보다 0.4% 낮춰 1.8%로 발표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해법은 첫째, 한국과 일본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자. 역사에 대한 인식차도 크다. 국민성, 관습. 매너, 비즈니스, 외교 협상 방법 등 다방면에서 다르다. ‘검토 하겠다’라고 하면 일본인들은 거절의 의미다. 반면 한국인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설명하겠다’고 하는 것은 ‘설명만 하는 것이지 ’협상은 없다’는 뜻이다. 12일 실무자 설명을 듣고 일본 논리가 부당하다는 것을 증명하자. 일본과 협상할 때 한국적 사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 사고(思考)의 소프트웨어는 정반대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와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처해야 한다.

둘째. 현실을 직시하고 정면 대결은 피하며 시간을 끌자. 경제대국 일본이 경제보복을 한다면 우리나라는 뾰족한 해법은 없다. 일본은 침략전쟁 경험이 있는 전범국가다.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 전쟁을 승리하고 1931만주침략, 1941년 진주만을 기습했다. 치밀한 기획력과 적의 급소를 정밀 타격할 능력이 있다. 일본의 보복에 맞서지 말고 물밑 협상을 통해 시간을 최대한 끌자. 일본은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보복 카드(전략물자 관리 리스트 1100개)를 갖고 있다. 아베 수상은 2차 보복 타이밍을 재고 있다.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성의를 보이자. 15일 강제징용 피해자 측 미쓰비시 자산 현금화 신청과 18일 일본이 제시한 중재위 설치 제안 답변 데드라인 이전에 물밑 협상을 통해 제재를 늦춰야 한다. 21일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8월 1∽3일 한일 외교장관이 참가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까지라도 기업이 대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야 한다.

셋째, 일본의 경제보복 판을 뒤집고 새로운 판을 짜자. 아베 수상이 만든 경제보복 판에서는 승산은 없다. 참신한 역발상으로 새판을 제시하자. 새판은 한류와 스포츠, 문화 등 다양하다. 경제보복 판에 대응하면 일본의 노림수에 걸려든다. 어쩌면 무 대응이 상책이 될 수 있다.

넷째, 미국을 설득하는데 집중하자.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은 미국과 교감을 했다고 한다. 일본의 워싱턴 싱크 탱크와 로비스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일본이 미국 공공외교 투자 예산은 1000억이다.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17일 방한해 한미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 협력 증진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군 출신이며 한국어가 유창한 데이비드 스틸웰 차관보를 설득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일본을 잘 알고 비지니스 경험이 풍부하며 외교 경험이 있는 원로들의 지혜를 빌리자. 고구려 때 고려장이 성행했다. 수나라가 조공을 바치라고 압박하면서 문제 3개를 냈다. 똑 같은 말 두필 중 새끼를 맞춰라, 네모난 나무토막의 위와 아래를 가려내라, 재(灰)로 새끼 한 다발을 꼬아 받쳐라. 당시 원로의 지혜를 빌려 문제를 해결해 위기를 벗어 났다. 

여섯째, 혼네(속마음) 다테마에(겉마음) 전략을 구사하자. 아베 수상은 지난 4일 참의원 선거 공고일(다테마에), 손정의 회장의 방한일(혼네, AI대국 제안)에 맞춰 경제 규제를 시행했다. 아베의 혼네는 ‘신명치유신(新明治維新)’을 꿈꾸고 있다. 일본이 강국으로 아시아의 맹주라는 것을 알려 주려 한다. 산업화는 일본이 한국에 앞섰다. 하지만 한국이 IT강국에서 AI강국, 5G강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게 저지하려 한다. 우리도 겉마음은 물밑 협상으로 임하고, 속마음은 손정의 회장의 제안대로 AI강국에 올인 해야 한다. 

일곱 번째, 기업을 정치에 끌어 들이지 말자. 기업은 급변하는 세계 조류에 맞춰 나가고 있다. 이번 위기도 잘 헤쳐 나갈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전자도 있다. 기업이 마음 놓고 경영할 수 있도록 간섭하지 말자. 일본 상사 맨들은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개입과 이란의 팔레비 왕정 붕괴 조짐 및 걸프전 발발 정보를 유수의 정보기관보다 먼저 입수했다. 정보가 국력이다. 기업 총수가 소재 물량 확보를 위해 해외에서 동분서주(東奔西走)한다는 것은 글로벌기업이 될 수 없다. 현지에서는 이번 제재를 몇 개월 전에 이미 감지했다. 기업도 이번 기회에 위기관리 시스템 정비와 경영의 고삐를 바싹 조이기를 바란다. 25년 전 삼성 이건희 회장께서 부품 소재 국산화를 외쳤지만 현재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여덟 번째, 대일 막대한 무역적자를 카드로 활용하자. 7일 한국무역협회 및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2018년까지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약 708조원에 달하고 있다.  54년 동안 단 한 번도 대일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일본은 1965년 무상 3억 달러를 주고 지금까지 2000배가 넘는 6046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아홉 번째,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 일본이 던진 문제를 풀기 위해 경제부총리, 정책실장, 기업 총수께서 숨 쉴 여유도 없이 뛰고 있다. 그러면 소는 누가 키우나. 소를 키워야 내년에 논도 갈고 씨도 뿌린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 산업 육성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한국 경제를 재도약해야 한다. 현안에 매달리면 미래가 없다. 공정경제, 혁신성장, 포용국가를 실현을 위해 할 일이 많은데 일본이 던져준 문제에 매달려서야 되겠는가. 민간 전문가를 활용해 일본 경제보복과 미중무역전쟁의 여파의 파고를 넘어 AI강국 프로젝트를 추진하자. 큰 그림을 그리자. 중국은 2030년 AI대국, 2049년 과학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자. 특히 국내외 여론 몰이는 필수다. 일본 정치인은 잊을만하면 망언을 한다. 정부가 할 말을 우회적으로 대변하는 것이다. 동일한 방법으로 일본에 대해 개인 또는 시민 단체가 강경 발언으로 판을 키워 미국 중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유튜브와 SNS 공모를 통해 일본 경제보복이 자유무역주의에 위반된다고 해외에 적극 홍보하자. 일본이 한국에 수출한 불화수소가 북한으로 유입되었다는 의혹을 수출 금지 사유로 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반론과 수입사들이 장부에 의하여 증거를 밝혀 일본의 횡포를 전 세계에 알리자. 국민들도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 국익을 최우선으로 전략을 수립해 위기를 극복하자.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AI 시대에도 일본은 여전이 ‘가깝고도 먼 나라’다.

박정일 한양대 공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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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현 2019-07-12 14:26:47
교수님,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길호 2019-07-11 15:07:44
박교수님의 글을 항상 사랑합니다. 혜안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