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일본 경제침략 해법 삼국지에 있다?
[칼럼]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일본 경제침략 해법 삼국지에 있다?
  • 정석철 기자
  • 승인 2019.07.2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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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정석철 기자=중국의 후한 말기 촉한(蜀漢). 위(魏). 오(吳) 삼국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 삼국지(三國志)다. 삼국 가운데 중원 지역에서 기선을 제압한 것은 위나라 조조(曹操)였다. 조조는 당대 최고의 전락가로 항시 진두에 서서 군을 직접 지휘했다. 촉한의 유비(劉備)는 제갈공명을 삼고초려 (三顧草廬)로 모시고 오나라 손권과 연합하여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조조의 80만 대군을 격파함으로써 촉한 건국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오(吳)나라의 손권(孫權)은 강동에서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박정일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이번 수출규제는 아베 수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 하에 시작한 경제침략 전쟁이다. 일본은 선전포고도 없이 3대의 대포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켜만 보고 있다. 일본은 1100개의 대포가 있다. 한국은 대포가 아직은 없다. 판을 엎어야 한다. 시간을 벌어야 한다. 장기로 말하면 외통수에 걸렸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훈수 두는 사람이 한 수만 물리라고 하면 된다. 

일본 경제침략의 해법은 삼국지와 병법에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
첫째, 적벽대전(赤壁大戦)이다. 유비와 손권은 연합에 조조에게 대항했다. 적벽대전은 소수 병력이 정확한 상황 판단과 철저한 약점분석, 긴밀한 협력, 치밀한 전략으로 다수 병력을 이긴 전투다. 불리한 판세를 뒤집고 새판을 짜야한다. 경제보복 판에서는 승산이 없다. 우리는 안보를 매개로 새로운 판을 만들면 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새판이 될 수 있다. 협정 검토로 인해 미국의 중재를 앞당기는 묘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린치핀(핵심 축)이 되려는 아베 수상의 야심과 군사력 강화라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일본은 북한 핵 위협에 맞서 한국과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

둘째, 도광양회(韜光養晦)다. 유비가 조조의 식객 노릇을 할 때 생존을 위해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여 경계심을 늦추도록 했던 계책이다. 약자가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후일을 도모한다는 1980년대 중국의 대외 정책을 말한다. 힘이 없으니 참고 기다리며 힘을 길러야 한다. 핵심 부품 수출 규제에 당장 대체할 뾰족한 부품이 없다. 수입 다변화와 국산화 개발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히 협조해 핵심 부품 소재 국산화에 매진해야 한다.


셋째,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다. 춘추시대에 손무는 원래 제나라 사람이었지만 오왕의 합려는 그가 비범하다는 것을 알고 대장으로 삼아 초·제·진나라까지 점령한다. 손무가 쓴 ‘손자’라는 병법의 모공편을 보면 ‘적을 알고 자기를 아는 것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열쇠로 백번을 싸워도 백번을 이길 것이다’에서 유래됐다.

일본의 강점은 우수한 기술로 무장한 산업 경쟁력이다. 특히 핵심 부품소재에 대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아베 수상의 약점은 미국에 대한 저자세와 2020년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다.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1965년 한일협정 이후 54년간 708조원이다. 한국 시장을 잃게 된다면 일본 경제도 타격을 입는다.
 
다섯째, 견월망지(見月忘指)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본다는 뜻으로 본질을 꿰뚫고 실체를 보라는 것이다. 일본이 던져 준 공만 쫓아다닌다면 동네 축구다. 감독의 전술과 전략에 따라 원팀으로 일사분란하게 경기에 임해야 승리한다. 아베 수상의 다테마에(겉마음)는 징용 배상 및 위안부 문제 해결이다. 혼네(속마음)는 한국경제에 ‘잃어버린 20년’ 피해를 입힌다는 전략이다. 한국경제를 망가뜨려 내년 총선과 정권교체까지 겨냥하고 있다.

여섯째, ‘란체스터’ 전략이다. 영국의 윌리엄 란체스터(Lanchester)가 1차 세계대전 때 공중전 결과를 분석하면서 개별 전(戰)에서는 단순히 숫자가 많은 쪽이 이기고 총력전을 벌일 경우 전력 차이만큼 제곱으로 패한다는 법칙이다. 강자와 약자가 동일한 전장에서 동일한 전술과 동일한 무기로 싸운다면 강자필승 약자필패(强者必勝 弱者必敗)다. 약자가 이기기 위해서는
싸움의 장소와 무기 및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장소를 달리하라는 의미는 혁신적인 사고로 전략을 세우라는 것이다. 무기를 달리하라는 것은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는 전략이고 방법을 달리하라는 것은 시대에 맞는 즉, 유튜브나 SNS을 활용하라는 홍보 전략이다. 일본 국력은 3배 우세하므로 총력전이 되는 전투를 할 것이다. 한국은 불리하므로 총력전은 피하고 백병전을 해야 한다. 승자가 되려면 차별화 전략을 구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본 수출보복이 개시된 지난 4일 소프트뱅크 손정의(孫正義)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국은 ‘AI에 올인 하라’고 조언했다. 손회장은 손자병법을 중심으로 하는 병법 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 세계적 경영자로 우뚝 섰다.

손정의 회장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조건으로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는 정정략칠투(頂情略七鬪), 글로벌 시장 점유를 위해 싸우는 법으로 일류공수군(一流攻守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지신인용엄(智信仁勇嚴), 싸우는 전술로 풍림화산해(風林火山海)을 제시했다. 손정의 회장의 제곱병법에 일본의 경제 침략 해법이 보인다.

20년 전 도쿄에서 만났을 때 "이길 확률이 9할일 때 싸우러 가는 것은 너무 늦고 반반일 때 싸움을 거는 것은 어리석다. 확률이 7할일 때 가장 승부하기 좋다"고 말한 것이 뇌리를 스친다. 우리의 승률은 얼마일까?

박정일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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