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칼럼]한반도의 특성에 맞는 안보전략을 강구하자
[하정열 칼럼]한반도의 특성에 맞는 안보전략을 강구하자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9.08.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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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열 논설위원: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하정열 논설위원: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내외통신]디지털뉴스부=지금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심상치 않다.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북한에서 오는 직접적인 핵위협이 해결될 징후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 및 러시아는 대한민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일본은 안보상의 이유를 내걸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훈련을 핑계 삼아 독도 영공을 침입하고도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20세기 초반처럼 한반도를 둘러싸고 주변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는 지정경학적으로 주변 4국의 중심위치에 놓여 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 림랜드(Rimland)요, 문명충돌의 단층선(斷層線)이다. 한반도는 아시아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교량적 위치에 있다. 한반도는 대륙국가의 해양진출을 위한 전진기지이며, 해양국가의 대륙진출을 위한 교두보이다. 한국처럼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힘이 충돌하는 군사적인 요충지이다. 따라서 한반도는 과거부터 주변 강대국의 힘의 각축장이 되어왔다. 이러한 지정경학적인 전략적 위상은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상수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중앙적(Central), 병참적(Communication), 기지적(Base), 육교적(Landbridge), 그리고 완충적(Buffer)인 모든 기능이 복합적으로 수행되는 중요지대로서 미국의 전초기지이고, 일본의 긴요 지대이며, 중국의 변방지대이자 러시아의 동방초소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태평양의 군사력에 대한 방아쇠이다. 대륙세력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고, 일본열도를 방어하기 위해 긴요하다. 특히 G2 세력으로 등장한 중국의 대외진출을 봉쇄하는 핵심적인 지역이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대륙진출의 발판(springboard)’임과 동시에 일본열도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이다.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두 차례에 걸친 대륙 진출 기도, 구한말 일본의 대륙 진출 도발, 한국전 당시 미군 후방지원 역할 담당 등의 역사적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대륙의 머리를 때리는 망치다. 한반도는 해양진출의 관문임과 동시에 해양세력의 침략 ‘완충지대(buffer zone)’이다. 몽고군의 일본 정벌 기도, 중공군의 한국전 개입 등의 역사적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태평양으로의 진출을 막는 수갑이다. 부동항을 통한 해양 진출 및 대외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한반도가 필요하다. 한반도의 지정경학적 위치는 불변적 요소로서 앞으로도 한국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반도는 20세기 초반처럼 주변국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언제든지 그 분쟁의 와중에 직접적으로 휘말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주변의 강대국들은 모두 한국보다 우월한 국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세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군사력은 한국을 직접적 대상으로 하여 건설되는 것은 아니나, 어떤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이 발생될 경우 한반도 안보에 위협의 실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주변국 중 어느 한 국가라도 자국의 이해관계에 집착하여 전략적 균형유지에 소홀하거나 취약요인을 제공한다면 지역정세가 불안해지고 잠재적 갈등요인을 악화시켜 우리의 안보를 저해하는 위협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동안 한반도 안의 대한민국은 경제 선진국으로 성장하였다. 반면 북한은 매우 비정상적인 가난한 핵 국가, 병영국가로 변모되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력이 계속 신장되고, 그 힘으로 우리 주도로 평화통일을 성취하면,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중강국(中强國)’이 될 수 있다. 그 반대로 성장동력을 잃고 허약한 나라가 되면 통일의 주도권은 상실되고, 20세기 초반처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유리점을 탐내고 있는 주변 강대국의 공략을 받아 국익을 침탈당하고도 이익을 제대로 주장할 수 없는 왜소한 모습의 약소국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오늘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4국은 협력과 견제로 불안한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무역전쟁 및 패권경쟁과 사드배치사태, 최근의 일본의 화이트국가 제외 국면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의 상호 역학관계는 불안정성이 증대되어 한반도의 안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된 가운데, 세계 4강국에 의해 포위된 형국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그 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가교라는 이점을 잘 활용하면, 유라시아 대륙과 5대양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여 통일과 번영 및 국위 선양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초처럼 국가의 핵심이익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없을 때는 주변국 의 갈등과 분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일본은 앞으로 독도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며 침탈할 기회를 엿볼 것이다. 평화를 만들어 가려면 평화를 확고하게 지키겠다는 의지와 지킬 수 있는 힘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안보전략을 재점검하고, 군비태세를 강화하여 위기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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