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상 칼럼] 위기의 대한민국, 국력을 키워야
[정용상 칼럼] 위기의 대한민국, 국력을 키워야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9.08.12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용상 동국대 법과대 교수·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정용상 동국대 법과대 교수·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내외통신]디지털 뉴스부=동북아정세가 요동치며 한국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내 몰린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나 최근의 한국을 둘러 싼 주변정세는 참으로 염려가 크다. 미중 간의 통상분쟁, 북한의 계속되는미사일도발, 한미 간의 외교적 불협화음, 한중 간의 역사 및 안보관의 충돌, 한일 간의 경제전쟁, 한미일 우호관계의 균열조짐 등이 뒤엉켜 한국의 정치와 경제분야는 물론이고 사회 전 분야에서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이러한 걷잡을 수 없는 국제관계에서의 혼란은 단순히 외교력 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내치의 안정이 우선이며 외치는 단일대오의 강력한 내치의 힘에 의해 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요즈음 국외적으로는 주변국과의 현안이 미완인 상태에서, 국내적으로는 그 해법을 둘러 싸고 국론이 사분오열되어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모르긴 해도 임진왜란이나 한일합방 무렵의 국내정세가 이러하지 않았을까 싶다. 대외적인 문제, 즉 외교적 측면이나 국방·안보적 측면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고뇌어린 견해를 밝히면 다짜고짜 빨갱이가 되거나 토착왜구로 낙인 찍혀 버리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비속적인 표현인 좌빨이니 보수꼴통이니 하는 극악한 용어사용이 우리의 대화나 글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악화가 양화를 몰아낸다 하더니만은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를 몰아 내고, 진실이 허위에 내 몰리고, 적법이 떼법에게 휘둘리며, 미래가 과거에 매몰되는 국내상황의 난장판의 연속하에서는 무한경쟁의 외교전쟁터에서 협상의 승율이란 거의 기대할 수 없다.

국제질서를 좌우하는 힘의 근원은 국력이다. 물론 정의의 편에 선 강력한 국가의 힘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정의란 무엇일까?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력한 국력에 의해 협상의 결과가 예견되며, 기승전결의 논리정연한 외교적 수사(修辭)에 의한 접근 보다도 국가와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한 국력이 외교전쟁에서의 승패를 좌우한다. 대외적인 교섭에서 우리 선수(?)가 당당하게 기를 펴고, 전문적 외교력을 발휘하여 외교적 성과를 거두려면 국민총화·국민통합·대동단결의 하나되는 강력한 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금부터 1천여년 전 나라가 적국에 복속되거나 영토를 떼어 줘야 할 형편에서 국제정세를 통찰하는 한 시대의 위대한 외교관 서희는 오히려 강동 6주의 땅을 되찾아 온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외교적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국가와 국민이 한 마음으로 힘을 실어 주었고, 나라를 대표하는 협상의 달인 서희의 목숨을 건 애국심과, 훌륭한 인품과 높은 학문, 그리고 철저한 현안분석과 논증으로 적을 설득시킨 그 찬란한 외교사를 오늘에 되살려 국난극복을 이룰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외환(外患)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우(內憂)를 없애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우선 국가의 주인인 국민,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차분히 난국해법을 위한 내부의 문제해결 방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난국극복의 때까지 모든 이념적 갈등의 표출을 멈추자. 이념쟁투는 과거 세자책봉을 앞두고 파벌 간 온갖 추악한 마타도어와 피의 혈투로 왕권의 약화를 자초한 왕자의 난이나, 사색당쟁보다 훨씬 극악한 국론분열과 국민갈등을 부추기는 퇴행적 방식이다, 옳고 그름은 다음에 논하기로 하고 이 국가위기상황 속에서 더 이상 무지몽매한 이념대결은 멈추어야 한다. 

둘째,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키는 불공정구조를 해소하고, 사회양극화에 따른 불편을 극소화 하자. 사회통합과 융합을 가로막는 온갖 기득권의 독과점적 권력집중이나 자본의 집중을 심화시키는 반칙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공존공영의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한 국민대계몽운동, 사회대타협운동, 권리대장전 선언을 해야 한다. 

셋째,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정부고위공직자나 공공기관의 장을 뽑을 때 삼고초려와 음참마속의 심경으로 네편내편이 아닌 세상에서 널리 인재를 등용하여, 모든 선수(?)가 저마다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균등, 적재적소의 공정한 인사,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특정의 이념·지역·직역·학연 등을 기준으로 인사를 하면 사회통합은 물건너 가며, 정부의 대국민 신뢰는 매몰되고 만다. 국민의 마음을 붙잡는 으뜸은 공정한 인사이다.

넷째, 글로벌 협상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세상이 신분이 아닌 계약사회로 이행된지 이미 오래 되었다. 이제는 국경없는 사회에서 각종 거래의 행태는 가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도 뛰어 넘는 지역연합이나 공동체가 구성되어 경제블록을 형성하고 있고, 농경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고도의 정보화시대를 맞아 거래상대방이 사람이나 단체도 아닌 무형의 상대일 수도 있고 인격체가 아닌 허상(?)일 수도 있는 초고속변화의 시대에서 개인이나 국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글로벌표준규범에 대한 이해력이 풍부한 협상의 귀재가 대량으로 배출되어 그들이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협상테이블에서 국익을 수호하고, 또한 국경초월적 경제전쟁터에서 대한민국 경제최전방을 지킬 수 있도록 역량있는 협상전문가를 대량으로 양성해야 한다.

오늘날 난마와도 같이 얽히고 설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장기적 전략의 수립을 통해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력이 최우선이다. 국력을 키우기 위한 장단기적 과제의 수행을 위해서는 전국민의 일체적 단합과 통합의 힘이 절실하다. 나라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제도도 사람도 한결같은 반듯함으로 한 마음 한 방향으로 일로매진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 공동체의 이익, 국익을 위해 우리 모두 이기심을 버리고 마음을 모으자. 하나가 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