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철의 직격 인터뷰]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대응
[정석철의 직격 인터뷰]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대응
  • 정석철 기자
  • 승인 2021.04.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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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정석철 기자=일본이 후쿠시마(福島) 방사능 오염수 125만 844t을 2년 뒤부터 바다에 방류하기로 공식 확정했다. 한국, 중국 등 인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반대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인접국의 비판이 잇따르자 일본 고위 각료는 한·중 따위에 비판 듣고 싶지 않다고 망언을 했다. 일본 전문가 박정일 교수에게 들어봤다.

박정일 AI Creator.전)한양대컴퓨터SW겸임교수
박정일AI Creator.전)한양대컴퓨터SW겸임교수

Q. 각국 비판(批判)
A. 중국 외교부는 “바다는 일본의 쓰레기통이 아니다, 태평양은 일본의 하수구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대만은 일본 측에 높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대만 인민과 환경 단체의 우려를 전달하는 성명을 냈다. 러시아는 ”우리는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기다린다, 태평양 지역에 이번 결정으로 나타날 수 있는 환경 위험에 대한 평가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EU와 국제단체 등 311곳이 강한 반대를 표명했다. 한국은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Q. 망언(妄言)
A. 아소 부총리는 삼중수소(트리튬)가 포함된 오염수에 관해 “그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 한국이나 중국이 바다에 방출하고 있는 것 보다 이하”라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지난해 9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원전 오염수 정화한 물을 마셔도 되냐고 물었고, 도쿄전력 관계자는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료는“중국이나 한국 따위에게 비판을 듣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

Q. 방사능(放射能) 오염(汚染)
A.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은 대기와 해양을 통해 진행됐다. 대기 오염의 핵심은 요오드(Iodine)는 100~500Bq, 세슘(Cesium)은 6~20Bq으로 대부분 바람에 의해 태평양 연안으로 확산됐다. 대기 중으로 방출 된 후 다시 해양으로 흡수된 요오드가 60~100Bq, 세슘은 5~8Bq인 것으로 추정된다.

Q. 방사능(放射能) 물질(物質)
A. 200종류가 넘는다. 일반인은 보통 세슘(Cs), 스트론튬90. 삼중수소 정도 들어봤을 정도다. 일본은 폴로늄, 플루토늄, 중수소, 탄소14. 바륨, 코발트(Co)를 포함 62가지를 제거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140 종류는 어떻게 처리 됐을까. 아마 그대로 존재할 것이다. 가장 거론이 많이 되는 것이 삼중수소의 위험성이다.

Q. 오염수 저장(貯藏)
A.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핵연료 통제력을 상실했다. 핵연료가 녹아서 바닥으로 떨어진 토튬이라는 핵연료 덩어리가 계속 열을 낸다. 이 열을 식혀주기 위해 항상 찬물에 잠겨있어야 한다. 도쿄전력은 매일 원전에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다. 냉각수는 핵연료와 직접 닿아 방사능 오염수가 되는 것이다. 이 오염수가 원전 주변으로 스며들어 지하수와 섞여 엄청난 양으로 불어난다. 매일 140~170t식 늘고 있다. 오염수를 세슘 흡착과 다핵종제거설비(ALPS), 이중 단계를 거쳐 방사능 물질을 제거 후 1,000개의 탱크에 저장하고 있다. 2022년 여름이면 탱크 저장용량 137만톤 한계에 달한다.

Q. 오염수 위험성(危險性)
A. 오염수에는 세슘134·세슘137, 스트론튬90, 플루토늄, 요오드 같은 금속성의 핵종 물질과 함께 액체 형태인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다. 현재 과학기술로는 삼중수소를 걸러낼 수 없다. 삼중수소는 양자 1개, 전자 1개, 중성자 2개로 이뤄진 화확 물질로 물과 화학적 성질이 같아 화학적으로 분리하기가 어렵다. ALPS 처리를 거치더라도 남는다. 생선 섭취로 삼중수소가 인체에 축적되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 베타선을 방사하면서 헬륨으로 바뀌는 핵종 전환이 발생한다. DNA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되고 세포를 파괴해 각종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시킨다. 삼중수소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12년, 완전히 사라지려면 30여 년 걸린다.

Q. 오염수 방류(放流)
A. 일본은 1차로 정화하고 2차로 희석해 문제없다고 한다. 걸러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물로 희석해 농도를 WHO 식수 기준치의 7분의 1 정도까지 떨어뜨린 후 30~40년 걸쳐 방류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2018년 9월 저장탱크에서 보관된 오염수 80% 이상에서 세슘과 스트론튬90등이 기준치 이상 확인돼 안전 우려는 여전하다. 막대한 양도 문제다. 125만톤은 올림픽 수영장 600개를 채울 수 있는 물의 양이다. 내년이면 130만톤, 2022년 140만톤에 이른다. 그렇게 많은 양을 어떻게 정화하고 희석할 수 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오염수에는 방사능 독성이 수 만년 지속될 물질도 포함되어 있다. 세슘이 검출되었다면 다른 방사성 물질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트론튬90은 뼈에 흡수돼 골수암, 백혈병을 유발한다.

Q. 오염수 처리(處理)
A. 땅속주입(ground injection), 수소방출(discharge as hydrogen), 전기분해 지하매설(solidification for underground burial) 3가지 방법은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대기방출(discharge as steam), 해양방출(controlled discharge into the sea)이 가장 실현 가능하다. 일본은 가장 비용적이 저렴한 해양 방출을 선택한 것이다.

Q. 일본 주민 불안(不安)
A.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도미오카마을과 후타바(双葉)마을, 오쿠마(小熊)마을 3곳의 일부가 귀환곤란지역에서 해제된다. 그러나 부흥청과 후쿠시마현의 공동 조사 결과 원주민의 64%는귀환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환경과 생활 용수 안전 등이 불안한 탓이다. 후쿠시마현 어민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2015년 4월 이후 국가 기준치를 넘는 생선은 한 마리도 없었는데 해양 방류시 소비자들이 건강을 생각해 후쿠시마산 생선을 꺼릴 것이라는 이유다.

Q. 한국 도달(到達)
A. 한국의 근해에 미치는 시기는 수개월에서 5년까지 여러 예측이 존재한다. 오염수 방류가 7개월 후 제주도 근해에, 18개월 후 동해 대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외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도 나와 있다. 방출된 오염수는 먼저 미국, 캐나다, 멕시코 서해안 쪽으로 흘러간다. 적도 쪽으로 간 조류는 더워지면 대한해협으로 흘러 들어와 남해, 서해, 동해까지 오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오염수에 대한 피해를 과학적으로 밝히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Q. 미국 지지(支持)
A. 미국은 “일본정부 결정은 투명했고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스가 총리는 일·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15일 밤 방미 길에 오른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방위를 실현하기 위한 협력을 모색하고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논의한다. 스가 총리는 방미 전 전격적으로 오염수 방류를 발표했다. 미국하고 일본은 안보·경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주변국의 반대를 무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긴급히 대응할 정도로 환경 및 건강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본심은 최근 중국을 견제하는데 있어 일본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에 외교적 차원에서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Q.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지(支持)
A. 지난 13일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발표하자 IAEA는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국가원자력기구는 미국과 일본의 입김이 세다. IAEA 예산 분담률은 미국 25%, 중국 11.6%, 일본 8.2%, 한국 2.2%다. 미·일을 합치면 33.2%로 막강하다. 직전 사무총장 아마노 유키야는 10년간 IAEA를 이끌었다.

Q. 월성 원전
A. 국내 원전 단지에서도 상당량의 삼중수소를 냉각수에 희석시켜 방류하고 있다. 다만 월성 방류수의 농도는 L당 13베크렐(Bq·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 수준인데 일본은 1500베크렐로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는 기준치를 넘는 세슘, 스트론튬 등 다른 방사성 물질도 포함돼있다는 것이 문제다.

Q. 대응방안
A. 일본은 인접국의 정당한 우려를 해소하기는커녕 막말로 묵살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대응에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도 이틀째 항의와 유감표명을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일본의 외교는 철두철미하다. 2016년부터 전문가 12명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치밀한 준비를 거쳐 방류계획을 추진한 결과 IAEA와 미국을 설득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워싱턴 로비스트를 활용해 물밑에서 미국을 설득한 결과다. 100번 이상의 일본 주재 외교사절단 대상 설명을 통해 투명성과 공감대도 확보했다. 일본의 논리를 무너뜨릴 틈새가 보이지 않는다.

둘째, 국제적으로 시끄럽게 만드는 전략이다. 유엔해양법협의 제7부속서 중재재판소에 제소,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잠정 조치 요청, 사용 후 핵연료 및 폐기물 관리의 안전에 관한 공동협약 위반으로 제소해 일본을 곤란하게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일본의 협조 없이는 우리가 위험성을 입증할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간도 문제다. 2년 뒤에 방류한다고 하는데 그 때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한·일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현재 청와대가 준비하는 잠정 조치만 하더라도 요청을 위한 준비만 1년 정도가 필요하다. 위험성을 입증할 책임도 전적으로 한국에 있기에 인과관계 증명도 쉽지 않다. 일본 자민당 인사는 문대통령의 제소검토 지시에 대해 “큰 망신을 당할 것”이라며 비아냥 대는 글을 공개했다. 그만큼 일본이 많이 준비하고 자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셋째, 국제사회 연대 구축에 외교 전문가 원로가 나서야 한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국, 러시아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인접국과 공동대응 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한·러시아·중국·한국의 쿼드(Quad)를 구축해 일본에 대응해야 하는데 지금의 한국 외교 기술력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문제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를 했던 54개 국 중 16개국은 여전히 수입 제한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대만, 홍콩, 미국, EU, 영국. 싱가포르,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넷째, 일본 정부가 제일 두려워하는 후효히가이(風評被害, 근거없는 소문) 전략구사로 일본 내 반대 여론 조성이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과 시민 단체 등과 협조해 대응해야 한다. 전어련 회장은 후쿠시마현뿐 아니라 일본 전국 어업자의 생업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행위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전 세계 어업인들의 문제로 이슈화 시켜야 한다. 국내에 있는 수산단체를 규합해 일본 전어련과 협력하고 반대시위를 벌여야 한다.

다섯째, 일본에게 투명한 정보공개와 국제적 검증을 요구해야 한다. 오염수 문제는 국제적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호소해도 명분은 우리에게 유리하다. 또한 방사성 물질 유입감시, 원산지 단속 강화를 해야 한다. 한국이 오염수를 검증하도록 참관을 요청해야 한다.

여섯째, 현실적 방안이다. 한·중·일 원자력 안전 고위규제자회의와 한·중·일 과학기술장관 협의체를 개최해 원자력 안전에 대한 협약과 오염수 방출문제를 자연스럽게 이슈화 시키는 방안이다.

일곱째, 다행종제거설비(ALPS) 검증이다. 일본은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ALPS를 사용한다는 데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 도쿄전략의 정화 시스템의 효과는 적은 양의 오염수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양과 오랜 기간 동안 성능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감성 홍보 전략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국제서명 캠페인을 해야 한다. K-한류 문화를 기반으로 일본의 부당성을 알려야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유출 부작용을 소재로 다큐멘터리, 드라마, 영화, 음악 등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희석한 오염수를 도쿄 올림픽 정식 물로 채택하는 게 맞지 않을까.일본은 인접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양해를 구하는 게 먼저 할 일이다.

박정일 AI Creator. 전)한양대 컴퓨터SW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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