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회장,강제징역 희생자는 우리 모두의 선조입니다
(사)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회장,강제징역 희생자는 우리 모두의 선조입니다
강제지역희생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절실
  • 석정순 기자
  • 승인 2016.01.28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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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골 한국봉환 추모행사장에서 안부수 회장(사진제공=(사)아태평화교류협회)
(내외통신=석정순기자)얼마 전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진실 하나가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지옥 섬’, ‘감옥 섬’ 등으로 표현되는 하시마 섬의 이야기였다.

일본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의 유산 중 한 곳으로 평가되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이 되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하시마 섬 이외 총 23곳이 등재됐고 그중 7곳이 당시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 되 수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한 곳이지만, 그 7곳 중 ‘강제동원’이라는 사실이 언급된 곳은 없다.

일제강점기 시절 이유도 모르게, 그곳이 어디며, 언제 돌아올 수 있으며, ‘왜 가아먄 하는가’에 대해 전혀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강제 노역을 당한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있었다. 아시아·태평양 전쟁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 국내외 강제동원 된 한국인은 약 8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들 희생자들에 대한 독립 묘역 및 추모공원(추모탑)이 없는 현실이다.

광복 70주년이 되는 동안 그들은 그렇게 고향을 그리워하며 어느 곳 어딘가에서 외롭게 방치되어있었던 것이다.

(사)아태평화교류협회에서는 2004년부터 이들 희생자들에 대한 자료수집 및 유골 조사에 착수,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거쳐 177명의 희생자 유골을 국내로 봉환 안치했다. 하지만 현재 이들 희생자들을 위한 독립적인 묘역(장소)가 없기에 지난 10월 5일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추모공원 건립 및 강제동원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범국민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잊혀진 선조들을 되찾아야
일본 ‘우토로 마을’은 강제 동원된 1,300여명의 노동자들의 집단 합숙을 위해 만들어진 마을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일본이 참전하면서 강제동원은 더욱 악랄하게 이루어졌으며, 일본은 노동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함바라는 막사를 만들어 가족 전체를 끌고 왔다.

▲ 일본 홋가이도(北海道) 미쓰이(三井) 이시베츠(芦別) 광업소로 동원된 송의영(宋義永, 좌측두번째)) 동료들과 촬영한 사진(사진제공=아태평화교류협회)
우토로 마을은 그렇게 생겨난 마을이며 당시 그곳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의 실태는 가족의 증언 등으로 조금씩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많은 희생자들의 유골이 방치되어 있는지 일본의 자료 인멸로 전혀 알 수 없는 희생자들이 더욱 많다. 당시 강제동원의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남아있는 자료들을 모아 당시 상황을 증명해야 한다.

사)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은 이런 증거들을 모아 일본 정부 및 각 지방기관에 구체적인 자료 제시를 통해 유해발굴에 관한 협조를 얻어내는 등 ‘시즈오까 광산’, ‘후쿠시마 탄광’ 등에 징용된 희생자들의 유골을 발굴해 봉환해오고 있다.

안부수 회장은 “일본이 계속해서 희생자 유골이 묻혀있을 의심 지역에 대한 개발 및 폐기 등의 방해가 계속되므로 의심지역에 대한 발굴 작업이 시급하다”며, “새로운 증거들을 확보하여 아직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곳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 회장은 “현재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명부 대부분이 소실된 가운데 생존 노동자들의 증언이 중요하며, 발굴한 유해들을 가족에게 인계하기 위해선 DNA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족들의 DNA를 미리 채취하여 반드시 가족의 품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회장은 "지난 오랜 시간동안 북해도(홋가이도)지역 조사 수습한 유골을 국내 봉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로, 올 한해 광복에 관한 범국가적인 행사가 많이 열렸다.안 회장은 “10년이 넘는 동안 올해처럼 강제동원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적은 없었다”며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니 유골 발굴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평소 언론에서의 관심은 차갑다. 희생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 강제동원된 조선인 유골을 수습중인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원들(사진제공=(사)아태평화교류협회)
이어 그는 “강제징용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 일본의 시민단체 및 일반 시민들 중 희생자들을 위해 참배하며 자신들의 조상들이 잘못된 행동들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 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다”며 “ 당장의 현실은 어렵게 봉환해온 유골들이 안치될 장소가 마련되어있지 않아 천안 국립망향의 동산에 셋방살이를 하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직접 나서야 한다. 국내 유일의 조사기관인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폐지될 위기이다. 지난 10여 년간 강제동원의 실태 파악과 피해 조사, 진상규명 등에 앞장서 왔던 정부 기관마저 존폐의 위기인 것이다.

현재 일본에 남아있는 강제동원 자료를 받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외교적인 협의를 꾸준히 진행하여야 할 것이며, 유골 발굴 작업을 위한 공식 요청을 통해 인력과 장비에 대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각 단체들이 직접 인력과 장비, 전문가 등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런 민간단체들의 노력으로 유골을 발굴하더라도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에 알려 봉환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며 그 절차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봉환해온 유골 안치를 위한 장소 제공이 시급하며 자료 전시 행사 및 홍보자료 배포를 통한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만 수월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사할린, 동남아시아 지역 등 다른 지역으로의 유해발굴을 위해 민 ·관 협력이 중요할 것이다.

안 회장은 “광복 70주년의 다양한 행사 및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높아진 관심이 올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고조되기를 희망하며 정부의 협력과 국민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건립을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에서 희생된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공원은 독일 베를린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어 베를린을 다니다 보면 반드시 보게 될 수밖에 없는 장소이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전시 입구에는 ‘이것은 일어난 일이다. 그러므로 또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말이 적혀있다. 홀로코스트는 전쟁이 만들어낸 비극이다. 강제징용의 희생자들 또한 전쟁으로 인한 ‘비극’에 의한 희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은, 독일은 그들의 역사를 반성한다는 것과 일본은 그것을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조상들이 겪은 일에 대해 슬퍼하며 그들을 기억하고 있고, 우리는 희생자들을 지난 ‘과거’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안부수 회장은 “우리 국민들이 이런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세계로의 알림이 가능할 것이며

▲ 日本 静 岡県 強 制動員 関 係資料(일본 시즈오까현 조선인 강제동원 장소 )(사진제공= 아태평화교류협회)
희생자 유골들에 대해 기억하며 교감해야 한다"며 "그 이유는 국민의 관심이 커져야만 정부가 나설 것이고 그래야만 우리 역시 희생자들을 기리며, 일본에 대한 정당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인 희생자들은 약 600만 명으로 추정하지만 우리 강제징용의 희생자들은 추정 약 800만 명이며 사실상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지 파악조차 어렵다. 계속해서 새로운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새로운 유골들이 발굴되고 있다.

그런 의미로 이번 추모공원 건립을 위한 발대식은 큰 의미로 기록될 것이다. 현재 약 70만 명의 회원들이 있지만 실제 참여 인원은 적다. 많은 참여가 필요하며 전문지식을 갖춘 발굴 전문가들의 동참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안 회장은 “지난 10여 년간의 노하우와 그동안 일본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들과의 협조 등을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원을 건설해 홀로코스트 이상의 공원을 만들어 전 세계인들이 찾는 공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라며, “일본인들이 추모 공원을 찾아 참배하게 만드는 것이 바램이다. 역사의 한순간 한순간을 지켜내고 그 흔적을 찾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고 전했다. 
 

▲ 동원지역 인근 사찰 등에 보관된 유골들의 실태(사진제공=아태평화교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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