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방산지원 필요하나, 규제완화는 면밀 검토 필요 … 선박‧건설 등 다른 부문 지원 차질 없어야”
홍영표 “방산지원 필요하나, 규제완화는 면밀 검토 필요 … 선박‧건설 등 다른 부문 지원 차질 없어야”
폴란드 방위산업 지원 두고 , 수출입은행 법령 개정 추진 등 무리한 진행 잇따라
수출입은행법 신용공여제한 40% 는 은행법 신용공여한도 (20%) 보다 이미 높아
방산 지원 필요하지만 , 선박 ‧ 건설플랜트 ‧ 전기전자 등 다른 분야 지원 차질 없어야
수출 지원 규제 완화 위한 제도개선 및 정부대책 , 면밀하고 차분하게 마련해나가야
  • 전병인 기자
  • 승인 2023.10.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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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전병인 기자=폴란드와 방위산업 수출 1 차 계약 (17 조 원 ) 이 마무리되고 2 차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다 .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수출입은행법과 시행령의 조항을 변경해 폴란드 방위산업 수출 2 차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그러나 현행 수출입은행법 시행령의 신용공여제한 40% 는 건전경영을 위한 기준으로 , 은행법의 20% 한도보다 이미 높게 규정돼 있다는 지적과 함께 , 한정된 자금 내에서 다른산업에 대한 지원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수출입은행법 시행령

은행법

3장의2 건전경영의 기준 및 감독

 

17조의5(동일차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의 한도)

수출입은행은 동일한 개인이나 법인 각각에 대하여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의 100분의 40을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 (후단 생략)

6장 건전경영의 유지

 

35(동일차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의 한도)

은행은 동일한 개인이나 법인 각각에 대하여 그 은행의 자기자본의 100분의 20을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후단 생략)

 

지난 5 년간 수출입은행 취급 여신 ( 대출 + 보증 ) 중 가장 많은 부문은 선박으로 5 년간 60 조 원 상당이다 . 이어 건설플랜트가 53 조 원 , 전기전자가 46 조 원에 이른다 . 방산 부문은 상대적으로 취급이 적었으며 5 년간 4 조 7 천억 원 규모이며 , 그마저도 절반 이상이 22 년 한해에 지원됐다 .

2018~2023.9월 기준 연도별 취급 여신 현황 (억원)

구 분

‘18

‘19

‘20

‘21

‘22

‘23.9

선박

82,867

96,363

111,653

105,305

119,425

88,236

건설플랜트

108,307

84,931

91,469

87,369

91,949

65,255

전기전자

57,663

51,904

83,084

107,050

96,942

68,003

방산

4,479

2,265

1,606

5,960

24,078

8,939

기타

325,190

362,617

443,691

416,556

432,189

361,366

총여신

578,506

598,080

731,503

722,240

764,584

591,800

지난 5 년간 수출입은행의 기업 규모별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 전체 여신의 56.7% 가 대기업에 지원됐다 .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6.9%, 16.3% 의 지원을 받았다 . 향후 대규모 수출 지원 사업이 더욱 확대되면 통상적으로 대기업이 수주하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의 대기업 편중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최근 5년간 수출입은행 기업 규모별 지원현황 (억원)

구분

‘18

‘19

‘20

‘21

‘22

5년 합계

대기업*

337,571

(58.4%)

330,090

(55.2%)

426,190

(58.3%)

408,100

(56.5%)

424,440

(55.5%)

1,926,391

(56.7%)

중견기업

142,595

(26.6%)

161,478

(27.0%)

187,820

(25.7%)

199,163

(27.6%)

222,770

(29.1%)

913,826

(26.9%)

중소기업

98,340

(17.0%)

106,511

(17.8%)

117,493

(16.1%)

114,977

(15.9%)

117,373

(15.4%)

554,694

(16.3%)

총여신

578,506

598,080

731,503

722,240

764,584

3,394,911

폴란드는 1 차 방산 계약 시 12 조 원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 수출입은행법과 시행령에 명시된 ‘ 신용공여한도 ’ 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6 조 원을 지원했으며 나머지 6 조 원은 무역보험공사가 지원했다 . 문제는 2 차 계약에서도 수주액의 80% 가량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인데 , 현재 업계에 알려진 2 차 계약 수주액은 30 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최소 20 조 원의 금융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현재 국회에서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 . 현재 15 조로 규정돼 있는 수출입은행의 자본금 규모를 25~35 조 원까지 늘려 간접적으로 ‘ 신용공여한도 ’ 도 늘리자는 개정안과 특별한 사유 ( 전쟁이나 재난 혹은 국가가 구매 당사자인 경우 ) 에는 ‘ 신용공여한도 ’ 적용의 예외 조항까지 마련하자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

그러나 수출입은행법의 ‘ 자본금 ’ 을 늘린다고 해서 곧바로 신용공여한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 수출입은행 자본금 확보를 위한 정부 출자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예산안도 마련되어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 또한 지금도 다른 은행에 비해 ‘ 신용공여한도 ’ 가 높은 수출입은행에 대해 예외 규정을 확대하면 제도의 취지를 형해화시킬 수 있기에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더욱이 지난 15 일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3 개 정당이 모인 야권 연합이 승리한 점 또한 주요 변수이다 . 한국산 무기 구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폴란드 집권여당과 달리 야권은 국방에 대한 막대한 재정 투입 (두다 대통령 “ 국방비를 GDP 의 4% 이상 늘리겠다 ”) 을 우려하는 견해로 다소 차이가 있어 이러한 정치적 변수까지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과 정부가 ‘ 방산 수출 200 억 불 , 임기 내 방산 수출 세계 4 위 ’ 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관련 법 ‧ 제도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규제 완화 시 높아지는 금융리스크와 특정 그룹에 대한 특혜 여부 및 선박과 건설 등 타 부문 지원 약화 우려에 대해 면밀한 검토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홍영표 의원 " 방산 수출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다 ” 라고 전제한 후 “ 다만 한정된 자금 내에서 방산에 집중하면서 , 다른 분야 지원이 위축되거나 소홀해져서는 안 될 것 ” 이라며 “ 수출입은행 자본금 확충 등은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는 것인 만큼 , 규제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대책마련에 보다 면밀하고 차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 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