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통신]전병인 기자=폴란드와 방위산업 수출 1 차 계약 (17 조 원 ) 이 마무리되고 2 차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다 .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수출입은행법과 시행령의 조항을 변경해 폴란드 방위산업 수출 2 차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그러나 현행 수출입은행법 시행령의 신용공여제한 40% 는 건전경영을 위한 기준으로 , 은행법의 20% 한도보다 이미 높게 규정돼 있다는 지적과 함께 , 한정된 자금 내에서 다른산업에 대한 지원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수출입은행법 시행령 |
은행법 |
제3장의2 건전경영의 기준 및 감독
제17조의5(동일차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의 한도) ③ 수출입은행은 동일한 개인이나 법인 각각에 대하여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의 100분의 40을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 (후단 생략) |
제6장 건전경영의 유지
제35조(동일차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의 한도) ③ 은행은 동일한 개인이나 법인 각각에 대하여 그 은행의 자기자본의 100분의 20을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후단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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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 년간 수출입은행 취급 여신 ( 대출 + 보증 ) 중 가장 많은 부문은 선박으로 5 년간 60 조 원 상당이다 . 이어 건설플랜트가 53 조 원 , 전기전자가 46 조 원에 이른다 . 방산 부문은 상대적으로 취급이 적었으며 5 년간 4 조 7 천억 원 규모이며 , 그마저도 절반 이상이 22 년 한해에 지원됐다 .
2018~2023.9월 기준 연도별 취급 여신 현황 (억원)
구 분 |
‘18년 |
‘19년 |
‘20년 |
‘21년 |
‘22년 |
‘23.9월 |
선박 |
82,867 |
96,363 |
111,653 |
105,305 |
119,425 |
88,236 |
건설플랜트 |
108,307 |
84,931 |
91,469 |
87,369 |
91,949 |
65,255 |
전기전자 |
57,663 |
51,904 |
83,084 |
107,050 |
96,942 |
68,003 |
방산 |
4,479 |
2,265 |
1,606 |
5,960 |
24,078 |
8,939 |
기타 |
325,190 |
362,617 |
443,691 |
416,556 |
432,189 |
361,366 |
총여신 |
578,506 |
598,080 |
731,503 |
722,240 |
764,584 |
591,800 |
지난 5 년간 수출입은행의 기업 규모별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 전체 여신의 56.7% 가 대기업에 지원됐다 .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6.9%, 16.3% 의 지원을 받았다 . 향후 대규모 수출 지원 사업이 더욱 확대되면 통상적으로 대기업이 수주하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의 대기업 편중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최근 5년간 수출입은행 기업 규모별 지원현황 (억원)
구분 |
‘18년 |
‘19년 |
‘20년 |
‘21년 |
‘22년 |
5년 합계 |
대기업* |
337,571 (58.4%) |
330,090 (55.2%) |
426,190 (58.3%) |
408,100 (56.5%) |
424,440 (55.5%) |
1,926,391 (56.7%) |
중견기업 |
142,595 (26.6%) |
161,478 (27.0%) |
187,820 (25.7%) |
199,163 (27.6%) |
222,770 (29.1%) |
913,826 (26.9%) |
중소기업 |
98,340 (17.0%) |
106,511 (17.8%) |
117,493 (16.1%) |
114,977 (15.9%) |
117,373 (15.4%) |
554,694 (16.3%) |
총여신 |
578,506 |
598,080 |
731,503 |
722,240 |
764,584 |
3,394,911 |
폴란드는 1 차 방산 계약 시 12 조 원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 수출입은행법과 시행령에 명시된 ‘ 신용공여한도 ’ 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6 조 원을 지원했으며 나머지 6 조 원은 무역보험공사가 지원했다 . 문제는 2 차 계약에서도 수주액의 80% 가량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인데 , 현재 업계에 알려진 2 차 계약 수주액은 30 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최소 20 조 원의 금융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현재 국회에서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 . 현재 15 조로 규정돼 있는 수출입은행의 자본금 규모를 25~35 조 원까지 늘려 간접적으로 ‘ 신용공여한도 ’ 도 늘리자는 개정안과 특별한 사유 ( 전쟁이나 재난 혹은 국가가 구매 당사자인 경우 ) 에는 ‘ 신용공여한도 ’ 적용의 예외 조항까지 마련하자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
그러나 수출입은행법의 ‘ 자본금 ’ 을 늘린다고 해서 곧바로 신용공여한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 수출입은행 자본금 확보를 위한 정부 출자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예산안도 마련되어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 또한 지금도 다른 은행에 비해 ‘ 신용공여한도 ’ 가 높은 수출입은행에 대해 예외 규정을 확대하면 제도의 취지를 형해화시킬 수 있기에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더욱이 지난 15 일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3 개 정당이 모인 야권 연합이 승리한 점 또한 주요 변수이다 . 한국산 무기 구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폴란드 집권여당과 달리 야권은 국방에 대한 막대한 재정 투입 (두다 대통령 “ 국방비를 GDP 의 4% 이상 늘리겠다 ”) 을 우려하는 견해로 다소 차이가 있어 이러한 정치적 변수까지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과 정부가 ‘ 방산 수출 200 억 불 , 임기 내 방산 수출 세계 4 위 ’ 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관련 법 ‧ 제도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규제 완화 시 높아지는 금융리스크와 특정 그룹에 대한 특혜 여부 및 선박과 건설 등 타 부문 지원 약화 우려에 대해 면밀한 검토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홍영표 의원 " 방산 수출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다 ” 라고 전제한 후 “ 다만 한정된 자금 내에서 방산에 집중하면서 , 다른 분야 지원이 위축되거나 소홀해져서는 안 될 것 ” 이라며 “ 수출입은행 자본금 확충 등은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는 것인 만큼 , 규제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대책마련에 보다 면밀하고 차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 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