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예술 감독인 고산 최은철 작가, "서예와 회화를 철학적 사유로 융합한 融畵展"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예술 감독인 고산 최은철 작가, "서예와 회화를 철학적 사유로 융합한 融畵展"
  • 정석철 기자
  • 승인 2023.12.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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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통신]정석철 기자=고산 최은철 작가가 오는 12월28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는 서예와 회화, 조각을 융합한 것으로, 붓과 칼, 선과 색, 쓰기와 새기기 등 그동안 그가 연찬해온 여러 장르의 기법을 한 데 융화시킴으로써 최은철 작가만이 갖고 있는 독특하고 개성적이며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최은철 작가는 성균관대에서 동양미학을 전공한 철학박사로, 동양사상에 기반을 둔 한국인의 미의식에 주목하고 철학적 예술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에게 예술 활동이란 조화와 상생의 세계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자기 수행의 일환이자 대중과의 공감과 공명을 기대하는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주의적 편견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류의 보편적 질서와 가치를 기반으로 개인의 욕망과 성취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개인과 세계인 모두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얻게 될 것임을 역설하며, 이러한 의지를 예술을 통하여 표현하고자 한다.

이번 작품들을 살펴보면, 화면 바탕은 융화의 세계를 상징하는 오색의 조화로움을 표현하였고, 그 위에 대표적 동양사상인 유‧불‧도의 명구들을 칼로 새겨 넣음으로써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한 혼돈의 세계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어떤 작품에서는 깊은 바다 속에 와있는 것처럼 그윽하고 신묘하며, 침착한 마음을 갖게 한다.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 색 위에 글자를 새기고, 다시 색을 칠한 위에 또 덧칠하고, 새긴 흔적을 갈아내거나 그 위에 또 다른 문자 새김을 반복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곧 수행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는“자연과 생명을 중시하는 서예의 정신문화가 현대인에게 필요한 수액이 될 것임을 확신하며, 이번 전시는 나의 이러한 소신을 확장시킨 시험무대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되길 바란다.”라며, “문자와 지필묵의 범주에 머물렀던 서예가 색과 새김을 만나 새로운 작품을 이룬 과정처럼, 우리 사회에서도 나와 남이 어울려 즐겁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지필묵을 품고 평생을 정진해온 그는 동양의 핵심 사상이자 서예정신인 생명의식이 삶과 예술에 함께 하기를 염원한다는 의미에서 ‘생명의식을 담아내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연찬해온 작품세계는 이제 서예 문화의 종합체이자 확장의 결과물로서 세계적 예술로 공인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현대인이 요구하는 개성과 다양성, 새로운 방향성을 철학을 바탕으로 승화, 표현하고 있는 가운데 인간의 감정표출에 대해서도 절제를 통한 조화로움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융화融畵”라고 지칭한 의도에서도 이러한 뜻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작업재료 및 방법에 있어서는 서예와 전각을 통해 습득한 기법을 응용하여 블록에 즉흥적 선율로써 고전 경문을 새기고, 우주자연의 조화와 융합적 사고를 상징하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구체적, 개별적 형상을 배제하고, 五方色을 무위적으로 뿌리고 바르고 문지름으로써 자연스럽고 입체적인 효과를 보이는 작품이 돋보인다.

이는 서화 예술의 현대적 표현에서 형이상학을 추구하고 의기意氣를 중시하는 등의 철학적 사유와 높은 정신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근원을 추구하는 예술 지향성과도 맥을 같이 한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관에 대해 “예술작품에 동원된 소재와 도구 등을 막론하고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나의 예술 또한 이와 같으며, 앞으로도 시각예술로서 형상성과 정신성을 동등하게 중시함으로써 나의 예술세계를 키워나갈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산 최은철 작가
고산 최은철 작가

평생을 작가로 활동해오면서 “그럴듯한 형상만으로는 공허함에 빠지기 쉽고, 자기 생각에 기발함만으로는 사회적 공명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늘 자신을 성찰한 최은철 작가.그는 일찍이 만32세에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고,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한국전각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강단에서는 ‘동양미학’을 강의하는 한편, 세계 서예인이 주목하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예술감독으로 중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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