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최수현의 문화칼럼>코닥 모먼트(Kodak Moment)
<디자이너 최수현의 문화칼럼>코닥 모먼트(Kodak Moment)
  • 내외통신
  • 승인 2016.07.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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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현(Cubellia Fashion Designer, Creative Director)
(내외통신=편집부)‘코닥 모먼트(Kodak Moment)’는 사진으로 간직할 중요한 순간을 뜻한다. 이렇게 회사 브랜드 이름이 들어간 신조어까지 탄생시키고 사전에 오를 정도로 번영을 누린 필름 카메라의 대표 회사인 코닥이 지난 2012년 파산 신청을 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카메라 대중화'라는 혁명을 일으켰고 지금의 애플, 구글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보유했던 코닥이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 하였고 그 디지털 카메라 때문에 위기에 빠졌던 것이다.

코닥의 몰락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고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과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렇듯 세상은 최첨단 IT 기술이 집약된 ‘디지털화’ 되고 있어서 편리함을 주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날로그’가 새롭게 조명을 받으며 화두가 되고 있다.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 될수록 사람들은 스토리와 추억이 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찾고 그리워한다. 결국 아날로그와 최대한 가까워지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디지털의 목표이다.

LP판은 들을수록 음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이것을 보완한 디지털 턴테이블이 출시 되었고, 메모지를 전자 종이로 만든 디지털 포스트잇도 나왔다. 장인의 이름을 새긴 아날로그시계처럼 디자이너의 이름을 스마트워치에 넣고 각각 개인 취향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의 초기화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다양성이 부족하고 획일적일 수 있는 디지털의 단점을 보완하기도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은 젊음과 중견, 과학과 문화의 만남이고,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21세기를 지배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반영된 것이다. 이제 광속으로 흘러나오는 디지털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아날로그가 존중되고 풍부해져야 하며, 가장 좋은 디지털이란 감성적이고 따뜻하며 인간적인 것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아날로그의 감성인 ‘코닥 모먼트’로 자칫하면 차가워 질 수 있는 세상에 아름다운 추억을 사진으로 간직하듯 중요한 순간을 기억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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