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시작 朴대통령, 우병우 거취 결단할까
여름휴가 시작 朴대통령, 우병우 거취 결단할까
  • 천가휘 기자
  • 승인 2016.07.24 1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여름 휴가중= 청와대홈페이지 참고

(내외통신= 천가휘기자) 여름휴가 시작한 朴근혜대통령이 25일부터 닷새간 관저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다.

공식적으로는 25일부터지만 일요일인 24일부터 사실상 휴식 모드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의 휴가 기간 가장 큰 현안은 역시 각종 의혹으로 경질론에 시달리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다.

물론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정면돌파 방침을 밝히면서 우 수석을 경질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듯하지만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전방위 압박으로 인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안보 위기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왔지만 최근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 수석에 대한 굳은 신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경질론을 일축한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박 대통령이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한 대목은 우 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를 ‘국정흔들기’로 규정하며 정면돌파 방침을 선언한 것으로 이해됐다.

이는 청와대가 지난 19일 우 수석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 주장에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통령과 정부가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치 공세나 국정 흔들기는 자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또 진실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만으로 경질한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도 맞지 않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범죄 사실이 밝혀진 것도 아닌데 근거도 없는 의혹 부풀리기로 물러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통령 사과와 함께 전면개각 등을 요구했던 야당은 우 수석에 대한 사실상의 재신임을 두고 “국민과 정면대결을 선언한 것”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우 수석을 넘어 박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 스타일을 겨낭하고 있다. 우 수석이 아니라 이젠 박 대통령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자 새누리당에서도 우 수석 퇴진에 가세했다. 비박계 당권주자인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는 등 사퇴론이 확산됐고, 이젠 친박계에서도 우 수석 사퇴 불가피론이 나오고 있다. 본인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검찰 수사를 받아야할텐데 민정수석 자리에서 수사를 받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은데다 박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 수석은 아직 말이 없다. 지난 20일 의혹 해명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 저와 관계 없는 부분이니까 이제는 일일이 해명하고 그런 것 안하겠다”고 했던 것처럼 최근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우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박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고, 후임자를 물색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