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전문의의 정신건강 칼럼> 결혼과 정신건강
<이지혜 전문의의 정신건강 칼럼> 결혼과 정신건강
  • 내외통신
  • 승인 2016.07.28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지혜(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혜정신건강의학과)

(내외통신=편집부)긍정심리학에서는 행복공식을, H(happiness 영속적인 행복수준) = S(set range 이미 설정된 행복의 범위(유전적 특성 등)) + C(circumstance 외적환경) + V(voluntary control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자율성(내적환경))이라고 말한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환경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결혼은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효과가 매우 큰 외적환경이다. 이는 결혼이 인간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이고,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하게 되면 인간의 행복도가 매우 커지고, 불행히도 그 반대가 되면 말 그대로 생지옥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혼에 있어, 배우자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해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필자는 두말 않고 “배우자의 인격(성격)”이라고 말하겠다. 결혼 전에 배우자 선택 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평가하고 테스트해봐야 한다. “그 사람의 인격 발달 수준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인격 발달에 있어서 심각한 결함이 있는 치명적인 영역은 없는지, 그 사람의 인격 특성은 어떠하고 나의 인격 특성과 서로 잘 조화를 이루고 보완하는지 등”이다. 인격을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인격은 한 사람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같이 받으며 형성되고 발달되어온, 오랜 기간 동안의 삶의 패턴이자 태도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격은 그 사람에게 어느 날 벼락같은 깨달음이 오지 않은 이상 바뀌기가 매우 어렵다. 심지어 깨달음이 왔어도 오랜 행동 패턴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랑에 빠진 남녀들은 착각을 한다. 상대방의 비인격적인 에피소드를 처음 겪을 때는 매우 곤혹스러워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의 에피소드들이 반복되면서 사과와 용서, 헤어짐과 재결합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덧 연민의 마음이 결합되면서, 나의 사랑으로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구원자 판타지가 생기게 되고, 사랑으로 상대방의 인격적인 결함까지도 극복해낼 수 있다는 과대망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한 판타지와 과대망상을 갖고 시작한 결혼생활 속에서 상대방의 실체는 곧 더 드러나게 되는데, 상대방의 더욱더 적나라한 민낯에 비참함과 후회 및 자포자기 심정이 점철되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이에 이번 칼럼에서는 아직 미혼인 남녀가 배우자 선택 시 피해야 할 유형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또한 불행히도 이미 이러한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차선책으로 배우자와 최대한 부딪히지 않고 잘 관계 맺는 노하우에 대해서도 설명하겠다.
 
첫 번째 유형은, “왕자병, 공주병” 유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단명으로는 “자기애성 인격(성격)장애” 유형이다. 이 타입은 에너지가 자신에게 몰려있어서 대인관계가 착취적이고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하게 되면, 결혼과 동시에 노예로 전락한다. 불행히도 이미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우선 배우자에 대해 ‘어떻게 내 고통에 대해서 저렇게 모르고 아무 생각이 없지?’라는 생각을 버린다. 즉 이 유형의 배우자에게 공감 받고자하는 기대를 버리기만 해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그리고 이 유형이 굶주려있는 인정과 칭찬을 의도적으로 해주는 새로운 태도를 취한다. 이 작은 변화로도 부부관계가 비난, 반목의 악순환에서 평화로 선순환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의처증, 의부증” 유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단명으로는 망상장애인데, “편집성 인격(성격)장애” 유형이 가장 이 질환으로 발전되기 쉽다. 이 타입에게 세상은 악의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곳으로, 주요 방어기제는 투사이다. 투사가 배우자에게 집중될 때, 의심과 괴롭힘, 적대적인 공격을 당하는 배우자는 큰 고통을 겪는다.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하게 되면, 결혼생활 내내 부정한 죄인이 된다. 불행히도 이미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부정하다고 의심하는 말에 화내지 말고, 배우자의 내면의 의심하는 아이를 신뢰할만한 어른의 따뜻한 말로 달래주고 안심시켜준다. 물론 이렇게 해도 의심 많은 아이가 쉽게 달래지진 않지만, 이 의심 많은 아이와 싸워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달래고 또 달래주는 것이 일정 수준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세 번째 유형은, “마마보이, 마마걸” 유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단명으로는 “의존성 인격(성격)장애” 유형이다. 이 타입은 인격 발달에서 부모와 적절한 시기에 분리가 잘 안된 채로 성인기까지 이르게 된 경우로, 어느 한 부모와 과도하게 밀착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하게 되면, 세 명이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불행히도 이미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배우자의 부모가 결혼생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차단한다. 그리고 과도하게 부모와 밀착되었다가 차단되었을 때 생기는 일종의 금단 증상인, 배우자의 불안과 의존성에 대해서 일정 수준 감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 유형은 자신의 배우자가 자신의 부모보다 더 강력한 의존성 및 안전감을 제공해주면, 부모로부터 늦은 독립을 할 수도 있으므로, 배우자에게 어느 정도 의존할만한 부모 대상이 되어주는 것이 좋다. 
 
네 번째 유형은 “혼돈스러운 아동” 유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단명으로는 “경계성 인격(성격)장애” 유형이다. 이 타입은 감정 및 충동 조절이 잘 안 되고 정체성 혼란이 있으며 미성숙하며 자기 파괴적이다. 사실 이 타입은 결혼 전에 어느 정도 감별이 가능하므로 조금만 신경 쓰면 앞의 세 유형보다는 피해가기에 쉽다. 하지만 결혼 전에 감을 잡았어도 구원자 판타지에 사로잡혀서 결혼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하게 되면, 이후의 결혼생활은 평생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청소년 아이 하나를 키우며 불안해하며 지내는 삶이다. 불행히도 이미 이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배우자를 비난하거나 야단치는 태도는 삼가하고, 배우자의 혼돈스럽고 충동적인 태도에도 일관성있는 따뜻함으로 배우자를 대해야 한다. 즉 배우자의 내면의 혼돈스러운 아이가 신뢰하고 본받을만한 일관성있는 어른 대상이 되어주는 것이 좋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혼남녀에게는 결혼 전에 피해야 할 배우자 유형을, 이미 이러한 유형의 배우자와 결혼한 사람들에게는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를 살펴보았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라는 말을 할 것도 없이, 우리의 행복과 정신건강에 좋은 배우자 및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리고 행복한 결혼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배우자와 함께 하느냐이다. 좋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훌륭한 요리사가 좋은 요리법으로 요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훌륭한 요리의 요소는 탁월하고도 신선한 요리 재료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