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최수현의 문화칼럼>진짜 사나이?
<디자이너 최수현의 문화칼럼>진짜 사나이?
  • 내외통신
  • 승인 2016.08.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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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현(Cubellia Fashion Designer, Creative Director)
(내외통신=편집부)연예인들이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한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에서는 유격이나 화생방과 무서운 조교들이 있는 어려운 군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합리하고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진 상식이 존재하는 척박한 상황에서 힘든 훈련을 물론이고 인간관계도 잘 해내는 소위 ‘진짜 사나이’에게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낸다.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잘생긴 쉐프들이 나와 현란한 요리솜씨를 발휘하며 여심을 사로잡는가 하면 여자보다 예쁘고 세련된 꽃미남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게다가 머리까지 좋은 소위 ‘뇌섹남’까지 나오며 다양한 남성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미디어에서는 <남자>에 대한 롤 모델을 제시하고 있고, 이런 기준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계속 바뀌어왔다.

한때 거칠고 터프한 근육질의 남자가 '남자다움'의 상징이었고, 항상 강해야 한다는 강박이 사회적 통념에 담겨 있었다. 진정한 사나이는 약한 것들을 지켜야 하며 눈물을 보이는 것과 같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며 ‘여자들이나 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라는 고정된 틀에 맞춰서 살아왔다.

반대로 ‘여자다움’이라는 차별에 반대하는 여성학과 페미니즘은 소수 여성들의 저항의식의 상징으로 인식되었고 19세기에 여성운동가들은 여성에게 교육과 정치적 권리 경제적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부르짖었지만, 점점 갈등은 해소되어 가고 있다.

심지어 여성을 위한 권리는 이제 우리 사회의 문화풍조로 자리 잡았고, 자연스러운 사회 구조와 제도, 생활양식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여성학 안에서도 페미니스트인 소수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남성들을 위한 여성학과 젠더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남자가 ‘남성다움’이라는 고질적인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려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페미니즘이 새로운 세계의 대안적 가치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결국 여자나 남자의 구분을 떠나서 ‘인간’이라는 가치를 중요시 하는 것이다.

성별의 틀과 기대치에 끼워 맞추지 않고 자신의 일과 역할에 충실하고 남에게 신뢰를 주고 배려하고 소통하는 사람이 이 시대에 ‘진짜 사나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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