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공사, 가족과 함께 한국 입국
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공사, 가족과 함께 한국 입국
영국 주재 서열2위, 현재까지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
  • 정옥희 기자
  • 승인 2016.08.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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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용호(55)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최근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BBC방송 캡쳐)

(내외통신=정옥희 기자)이달 초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용호(55)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최근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용호 공사과 부인 및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면서 “이들은 현재 우리 정부의 보호하에 있으며 우관기관은 통상적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어 서열 2위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정 대변인은 “태 공사가 탈북한 사유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사회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탈북과 한국 입국 일시 및 경로, 구체적인 가족 관계에 대해서는 신변안전을 위해 상세히 밝힐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하루 만에 탈북자 신원공개로 정부방침이 바뀐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미 이분들이 국내에 입국을 했다”면서 “언론에 관련 사실이 널리 보도가 됐기 때문에 사실 확인 차원에서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태 공사의 입국 사항을 오늘 오전에도 파악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우리 내부의 파악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내·외신을 통해서 확인 되지 않은 사실들도 보도가 나와 기본적인 사항은 말씀 드리는게 좋겠다 판단해 지금 말씀드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태 공사의 탈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귀순은 북한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이 없고,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지배계층의 내부결속이 약화되고 있지 않느냐는 판단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태용호 공사는 북한의 선전을 담당하는 부대사로, 그는 지난 10년간 가족과 함께 영국에서 거주해왔으나 7월말 런던 서부에서 자취를 감췄다.

영국에서 태 공사는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서방세계에 홍보하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오해와 언론 오보를 바로잡는 역할을 했다.

한편,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은 지난 1997년 북한 미사일의 중동 판매 관련 극비정보를 갖고 미국으로 망명한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 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