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림의 경제칼럼>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물류업계는 ‘패닉상태’
<김병림의 경제칼럼>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물류업계는 ‘패닉상태’
  • 내외통신
  • 승인 2016.09.11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인터블루 항공·해상 대표 김병림
(내외통신=편집부)국내1위, 세계 6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후 국내 화주뿐만 아니라 글로벌 화주들도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현재 싱가폴에서 한진해운 소속의 배가 가압류 되었고, 중국·미국·유럽 등 전 세계 항구에서 접안이 불허됐다.

하역, 기타 해상 서비스마저 불가해져 피해의 수치가 얼마인지 알 수 없다. 한진해운의 선박 억류로 인해 화물들이 발이 묶여 수출입 기업들은 아우성이다.

납기일이 급한 화물, 전시회에 출품 할 화물, 기타 원자재 등이 큰 피해를 보게 되었지만 그보다 해운운임이 상승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해상수출 주력 대기업인 삼성, LG, 한국타이어, 현대 글로비스 등 대형 화주들은 다른 해운사를 찾아 선적이 가능하지만, 중소 수출 기업들은 스페이스 확보와 운임상승으로 인한 이중고로 수출 타산성이 크게 하락 할 것이다.

또 한진해운 영업망 붕괴는 일차적으로 한진해운 자체의 손실이지만, 그 여파는 부산항에 집중 될 수 밖에 없다.

부산항 환적 화물의 급감 가능성이 커 부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클 것이다. 부산항 터미날 수입감소, 선박관리, 수리, 보험 등과 그곳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의 실업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채권단이 요구한 수천억 자금 부족분을 마련하지 못하자 정부는 결국 한진해운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워 법정관리에 서게 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수천억 원 아끼려다 최대 국적선사가 붕괴 되었다며, 연간 17조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 이라고 우려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향후 경영 정상화가 불투명한 대기업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었다는 자평이 나온다.

두 의견 모두 설득력이 있지만 이로 인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비교하여 논리의 무게를 살펴 보아야 한다.  얻는 쪽은 원칙론이다. 재벌기업일지라도 부족한 돈을 자력으로 해결 못하면 퇴출된다는 원칙을 지켰다.

또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를 깨며 향후 구조조정에 경종을 울렸다.

해운구조조정 원칙도 이와 비슷하다. 우선 정상화에 성공하면 경쟁력을 갖춘 대형선사로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며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에 배팅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은 그동안 구축해 온 영업망과 인프라를 모두 잃었다. 업계에 따르면 1개 원양서비스 노선을 구축하는데 1조원이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진 해운이 구축해 온 원양 노선만 41개라고 한다. 따라서 41조원의 가치를 가진 해운 네트워크가 사라진다.
세계 대형 선사들이 몸집 불리기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1위이며 세계 6위인 한진해운이 퇴출되어 앞으로 국내 화주들은 비싼 운임으로 운송하게 되었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출혈 수출을 해야 하는 시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시각에서 보면 한국은 구조조정에서 한진해운에 승리 했지만 글로벌 해운산업에서는 패배했다.

서로가 심사숙고를 통한 합의점을 찾아 억류되어 있는 화물들이 원하는 화주에게 빠른 시일 내에 전달되는 좋을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