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행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양주 보현사 석정 스님
자비행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양주 보현사 석정 스님
어머님이 가르쳐 주신 자비행을 중생들에게 베풀고 살겠습니다
  • 김영권 기자
  • 승인 2014.07.28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외통신=김영권기자)자비(慈悲)는 남을 위한 진실한 사랑으로 불교의 근본 사상이다. 자비(慈悲)는 자(慈)와 비(悲) 두 낱말의 합성어다. 자는 애념(愛念: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중생에게 낙(樂)을 주는 것이며, 비는 민념(愍念: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중생의 고(苦)를 없애주는 사랑이다.


이 자비는 사랑과 연민의 뜻을 함께 포함한 것으로, 이기적인 탐욕을 벗어나고 넓은 마음으로 질투심과 분노의 마음을 극복할 때에만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이 자비는 철저한 무아사상(無我思想)을 바탕으로 하여 중생에게 실제로 즐거움을 주고 중생의 고통을 제거하여 주며, 근본적으로 그 근심 걱정과 슬픔의 뿌리를 뽑아내어 주는 지극한 사랑이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큰 두 가지의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지혜를 밝히는 길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비를 실천하는 길이다.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자비를 실천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시를 실천하기 위해선 가진 것이 많아야 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많아 넘쳐날 때 나누어 주는 것은 보시가 아니라 처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무소유란 안 갖는 것이 아니라 회향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진리를 말씀 하시는 것이다. 참된 자비는 내가 가진 것의 유무를 떠나 때와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고 행할 수 있는 실천인 것이다. 수행자들이 자칫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자비의 실천일 것이다.


보통 수행을 한다고 하면 지혜의 증장에만 신경 쓰느라 자비라는 실천 수행은 조금 도외시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주시에 위치한 보현사 석정스님은 이 같은 자비를 몸소 실천하는 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상의 탐욕을 내려놓고 불교에 귀의


5남매 중 막내인 아이가 있었다. 많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러다 11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혼자가 된 어머님은 이후 5남매를 먹여 살리고자 힘든 세월을 살았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땐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막내였지만, 가정이 어려워진 이후 그 막내는 구박덩이가 됐다. 어머니는 힘든 생활 속에서도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신림동에서 살다가 강제 철거를 당해 지금의 성남으로 옮겼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중풍에 걸려 힘들게 사는 분들도 많았다. 어머니는 주위에 병원 갈 형편이 못 되는 분 들게 무료로 침 시술을 해 드렸다.

어머니의 침 시술로 많은 분들이 효과를 봤다. 평소 어렵고 힘든 분들이 있으면 그냥 보고 넘어가지 못했던 어머님은 그렇게 자비를 베푸셨다.


가정도 돌보고 봉사를 통해 주위 이웃도 돌보느라 어머니는 늘 바빴다. 막내는 누나 손에 커며 바쁜 어머니를 늘 그리 했다. 어머니는 늘 가족들에게 애비 없는 ‘호래자식’소리를 듣지 말아야 한다며, 늘 조금 손해 보는 듯하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잘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성인이 된 막내는 한 회사에 운전기사로 취직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영업파트 업무를 하게 된 그는, 자신이 영업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돼 영업파트로 완전히 옮긴다. 뛰어난 실적으로 회사에서 인정을 받은 그는 좋은 조건으로 다른 곳으로 스카웃도 됐다.


그곳에서 가서도 역량을 발휘한 그는 승승장구 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자비를 보아온 그는 처음 가게 개업을 해서 힘들게 사는 분들을 돕고자 그들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주고, 물건값은 우선 자신의 돈으로 입금을 했다. 그는 어려울 때 도와서 서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그 같진 않았다. 사람을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었던 그였기에, 그는 외상을 주면서도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상황이 나아진 후 수금을 위해 찾아온 그를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돈을 주지 않았다. 사람 믿고 행했던 일이 그런 결과로 돌아오자, 자신에게 그런 배신감을 준 사람들 모두를 가만 두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다. 평소 잘 알고 있던 스님들을 찾아가 의논을 했다. 이후 그는 부인과 세자를 뒀지만 세상의 탐욕을 모두 내려놓고 불교에 귀의했다.
그가 바로 양주 보현사 주지 석정스님이다.

 
 

부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석정스님


석정스님은 “한동안 그분들을 원망하는 마음이 식지 않았습니다. 좋은 성정이 좋지 않은 성정으로 바뀌는 데에는 금방이지만 다시 그 마음을 되돌리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며 “이제는 그분들을 만나면 한분 한분에게 절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때 제가 계속 소위 잘나가며, 돈도 잘 벌었다면 아상이 커져 사람 귀한 줄 몰랐을 것입니다. 그렇게 됐다면 결국엔 제가 오히려 더 좋지 않게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암자로 시작한 보현사는 지난 30여 년간의 석정스님의 불사를 통해 300여명의 신도가 다니는 사찰로 발전했다. 또한 그는 오랜 기간 장학금지원 및 독거노인, 조손가정 등 소외된 이웃을 도왔다.

 

특히, 석정스님은 결손 가정에 있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함께 살며 그들을 올바른 사회인으로 키워냈다.

스님은 “ 약 20년 전에 한 가정을 돕기 위해 갔었는데, 10살짜리 여자아이가 알콜 중독인 아버지와 둘만 살고 있었습니다. 집안 악취가 너무 심해 사람이 방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곳에 어린 아이만을 남겨 놓을 수가 없어 데리고 와 함께 살았습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일이 있었지만 그렇게 함께 한 아이가 얼마 전 결혼을 한다며 남편감을 데리고 왔을 땐 감회가 남 달랐습니다”며 “그 아이 외에도 함께 한 아이들이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 힘들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했던 그 시간들 모두가 행복으로 남습니다”고 전했다.


현재 석정스님은 현재 양주연화푸드마켓 운영위원, 양주경찰서 경승회부실장, 양주 정신보건센터가족대표, 양주시사암연합회 총무 등을 역임하며 관내에서 부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중 양주연화푸드마켓은 일반시민이나 식품 생산업체가 기탁한 음식이나 생필품을 기부 받아 양주시 지역의 생활이 어려운 시민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물품을 직접 선택 및 가져갈 수 있는 상설무료 마켓이다. 이곳은 현재 긴급지원대상자나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탈락자, 차상위계층,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저소득 가정들이 회원제로 이용하고 있다.

 

 

겉보기로 평가 말고 진실된 모습을 봐야


보현사 석정스님이 불제자로서 가장 강조 하는 것은 형상만 스님이나 신도가 아닌 진정한 불제자로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이다.


그는 “ 요즘은 겉모습으로만 뭔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신도들이 사찰을 찾아 갈 때도 어떤 절은 대웅전이 크고, 어떤 절은 부처님 신통력이 크다는 등 겉보기만을 가지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중생들은 부처님을 저울질 하면 안됩니다. 모든 것은 마음속에 있습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근거로 마음을 다스리는데, 사실 그것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원칙이 무시되어서는 안됩니다. 특히 지도층 인사들은 국가를 위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길 바랍니다”라고 강조했다. 

 양주 보현사: 031-863-753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