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 임명하겠다"
박근혜 대통령,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 임명하겠다"
총리 내정 6일만에 김병준 후보자 지명 철회
  • 정영훈 기자
  • 승인 2016.11.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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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5분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해서 오늘 이렇게 의장님을 만나 뵈러 왔다”며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병호 기자)
(내외통신=정영훈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62)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임명하겠다는 뜻을 8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5분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해서 오늘 이렇게 의장님을 만나 뵈러 왔다”며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국무총리 철회는 지난 2일 김 후보자를 책임 총리로 내정한지 6일 만이다. 이날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임명안은 영수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담화에서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김 후보자 지명 철회와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 인선수용,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조건으로 걸었다.

또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 지명철회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수회담에 응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통해 여야 대표들 앞에서 책임총리 실현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김 후보자 인준을 위한 협조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영수회담 자체가 불발되면서 사면초가에 놓여졌다.

결국 박 대통령은 영수회감 기회가 불발될 가능성이 커지자 김 후보자 지명 철회 수순을 밟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대로 김 후보자 지명 취소를 약속한 만큼 향후 영수회담을 통해 여야가 추천하는 총리 후보자 임명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라면서 “ 이 과정에서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나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날 박 대통령은 국무총리 철회건과 관계없이 정 의장에게 어려운 경제 사정과 관련한 국회의 협조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여전히 어렵다"며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또 내부적으로는 조선 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따라서 이런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해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서민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여여가 힘을 모으고 국회가 적극 나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께서 어려운 걸음 하셨다. 아마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국민들도 걱정도 많고, 좌절감도 느끼고, 어려움이 많은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다”며 “대통령의 위기는 국정의 위기이고, 국가적인 위기이기 때문에 국민들 걱정이 너무 커서 어떻게든지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 의장은 “아마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께서 힘든 걸음을 하셨다고 생각하고, 이럴 때일수록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주말에도 국민들이 보여준 촛불 민심을 잘 수용해서 이 위기를 극복해서 다시 전화위복의 계기로 꼭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본관에 들어서자 야당의원들이 '박근혜 하야' 손피켓을 들고 하야를 요구했다. (사진=한병호 기자)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본관에 들어서자 야당의원들이 '박근혜 하야' 손피켓을 들고 하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