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편지>, 국보법 간첩죄 해당?
<박근혜 편지>, 국보법 간첩죄 해당?
박사모 카페에 문재인 편지로 둔갑 게재, '빨갱이'등 막말 쏟아져
  • 정영훈 기자
  • 승인 2016.12.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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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가 며칠째 화제다. (사진=내외통신DB)

(내외통신=정영훈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가 며칠째 화제다.

지난 17일 <주간경향>은 박 대통령이 지난 2002년 5월 방북 후 2년 뒤인 2005년 7월1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해 공개했다.

해당 편지에서는 ‘남·북’을 ‘북·남’으로 쓰고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로 만들었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편지에 쓰여진 ‘많은 사업’은 2002년 박근혜-김정일 두 사람이 평양회동에서 약속했던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 경제인 양성소’설립 등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002년 5월 신희석 아태정책연구원 이사장과 장 자크 그로하, 지동훈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독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 편지는 장 자크 그로하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을 통해 북한 측에 전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2002년 방북과 대북접촉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보고한 문건에 개성공단에 문제가 들어 있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에 대해서 특검팀이 밝혀야 할 것이다.

한편 한 누리꾼이 이 편지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에 박 대통령이 아닌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가 보낸 편지라고 올려 박사모 회원들이 보인 반응이 화제다.

‘문재인 비서실장 당시 북측에 올린 편지(문재인은 안됩니다)’라고 올린 해당 글에는 <주간경향>이 보도한 박 대통령의 편지 내용을 일부 고친 뒤 김 위원장에게 보낸 ‘문재인 편지’로 게재했다.

해당 글이 게재되자 박사모 카페 회원들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박사모 회원들은 “빨갱이”, “또 김정일의 재가를 받는다”, “북남이라니 북한 추종 세력임이 확실하다”는 등 맹비난했다.

그러나 해당 편지가 ‘박근혜 편지’로 밝혀지자 박사모 회원들은 “제발 좀 우리도 지성적이고 상식적으로 대응합시다”, “진짜 대통령님만 힘들어졌다”, “신중 또 신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 (사진출처=정청래 전 의원 트위터 캡쳐)

한편 정청래 전 더민주당 의원은 ‘박근혜’편지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를 이적행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라며 박 대통령의 처벌을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통일부 허락없이 편지를 주고받았다면 국보법 간첩죄에 해당한다”면서 “김정일에게 굽신거리며 아첨을 다 떨고 주체91년을 써서 북한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통일부 허락없이 편지를 주고받았다면 국보법 간첩죄에 해당된다. 매우쳐라”라고 밝혔다.

또 그는 편지둔갑 사건이 알려지자 “푸하하하~정말 웃깁니다”라면서 “김정일에 보낸 박근혜편지를 문재인이 썼다고 착각한 박사모, 종북·빨갱이라고 비난하더니...큰 웃음을 주신 박사모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종종 이런 웃음 부탁합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주간경향>이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편지 전문이다.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하나됨과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던 "2002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비롯해서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계획들이 하나씩 실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 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지유로와 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맺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