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
<칼럼>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
천하제일의 인재를 모으려면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7.07.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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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 고위직 인사에 관한 뉴스가 홍수를 이룬다. 특히 내정자가 청문회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나오는 온갖 신상에 관한 사항이 무차별 공개되면 후보자 입장에서 난감한 일이다.
 

 새 정부의 인사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점은, 직전 정부의 수첩인사•코드인사로 인한 끼리끼리 비리와 불법을 저지르다가 정권을 내어 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조바심에서, 정말 이번 정부 인사는 유사이래 최고의 팀웍을 자랑하는 드림팀으로 구성되기를 희망하며 새 정부에 전 국민이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인선을 보면 천하의 인재를 널리 구하려는 흔적이 쉬이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 인사는 그렇다 치고, 장관급 인사의 면면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천하의 준재를 모으려 애를 썼으나 국민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도저히 그 눈높이에 맞출 재간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진영중심의 인사 풀 담장이 너무 높아 새로운 인물이 들어갈 틈이 없어서인지 예단하기 어렵다. 평생 운명을 함께 한 정치적 동지들이 그동안 동고동락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생에 대한 보은 내지는 선거시즌 캠프에 참여한 인사 중에서 선발했다면 이건 아니다.


 문제는 널리 인재를 구하려할 때 청문회라는 무서운 터널을 거쳐야 하는데, 그 터널을 쉬이 통과하기가 어려우므로 아예 포기하는 인재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재를 모으는 일과 청문회를 통과하는 일 사이에 엇박자가 생길 가능성이 상존한다.

  격동의 시대, 압축성장의 시대를 숨가쁘게 살아온 기성세대에 대한 현재적•절대적 인선기준으로 모두의 생애를 검증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끼리끼리의 독식구조를 열어 널리 인재를 구하는 것과, 고위직 진입의 등용문인 청문회의 공정한 운용이란 두가지 문제를 놓고 국민적 공감대를 구축할 수 있는 수준의 좀 더 디테일한 작업이 필요한 때이다.


 우선 천하의 인재를 널리 구하기 위해서는 첫째, 이념•진영논리를 깨야 한다.  둘째, 책임의식을 가지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되어야 한다. 권한없는 허수아비로 소중한 인적 자원을 소진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셋째, 공적 영역의 울타리를 낮추어 사적 영역과의 교류가 활발해야 한다. 소위 고위직의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넷째, 직역의 양국화를 해소하고, 그 어떤 특권층도 기득권층도 특혜를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회의 균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현대판 음서제도가 엄존하는 듯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모든 분야에서의 공정한 자유경쟁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다섯째, 중앙정부의 권한을 줄이고 엄정한 삼권분립체제를 갖추어야 그 정신이 사회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법부의 독립이 절실하다. 사법부의 자체개혁을 전제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인사에 외부의 개입이 불가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다음은 청문회 운용에 관한 개선사항으로  첫째, 도덕성 검증과 정책검증을 구분하되, 전자는 비공개로 하는 것이 인권존중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둘째, 상시 청문제도를 도입하여 지속적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고위공직자군의 상시적 자기관리를 생활화하도록 계도해야 한다.  셋째, 고위공직 배제 5대원칙은 전가의 보도처럼 시대나 환경의 고려없이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될 때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병역기피의 경우는 본인이건 자녀이건 일체의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유형으로 면제수준의 군필을 하는 경우는 세심하게 검증해야 한다.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이중 국적 등에 대해서는 그 사유를 분석해서 케이스별로 판단해야 한다.  넷째, 후보자의 과거 일터에서의 성과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성실한 일꾼으로 탈바꿈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청문대상이 아닌 차관급 인사 등의 경우, 전문성이나 객관성이 결여된 인기영합식의 깜짝인사는 금물이다. 부처의 내부를 통할할 전문성과 리더십, 부처간 통섭이 가능한 융복합적 성향을 겸비한 일꾼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전문가 중심의 탕평인사! 협업을 견인할 수 있는 통섭적 마인드를 가진 인사! 사회통합•국민연합을 선도할 지혜와 품성을 갖춘 인사들이 모여서 대한민국 드림팀을 구성하여, 반듯한 희망의 대한민국을 세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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