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긴 여운] 핸드폰과 나르시스트 - 하석태 코레일네트웍스 교통사업본부장
[짧은 글 긴 여운] 핸드폰과 나르시스트 - 하석태 코레일네트웍스 교통사업본부장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8.11.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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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택 코레일네트웍스 교통사업본부장
하석태 코레일네트웍스 교통사업본부장

거리를 걷다가 앞에 가는 젊은 여성을 보았다.

핸드폰에 자신의 얼굴을 앞에 대고 촬영하며 수 백 미터를 간다. 연신 자신의 모습에 감동해서 웃으며 흥분된 표정이 가득하다. 주변 차량과 풍경은 안중에 없다. 중간에 사고라도 날까 걱정된다. 자신의 맘에 드는 모습이 나올 때까지 여러 표정과 머리카락 형태를 바꿔 가며 계속 촬영을 계속한다.

페이스북에도 매일 자신의 사진만 보내는 페친들을 본다. 어떤 이들은 다른 풍경 없이 자신의 얼굴만 보여주는 중계 방송을 한다.

나 자신도 행사들이 끝나고 나면 나의 모습이 어떻게 찍혔는지 궁금해서 사진들을 확인한다. 그렇게 보면 50보, 100보 차이로 나도 나르시스트 증후군 환자일 수 있다.

카메라가 부착되고 나서 핸드폰은 현대인을 나르시스트 증후군 환자로 대량 생산하고 있다. 셀카를 위험한 곳에서 찍다가 죽은 자들이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300여명에 이른다. 핸드폰만 쳐다보다 하수도에 빠져 죽고 중상 당한 자들만도 수 십명이다. 나르시스트 증후군 희생자들이다.

현대의 나르시스트증후군은 전염적이다. 경쟁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전하는데 함몰되어 있고 SNS는 전달 미디어다.

그러나 우리가 전달할 것이 얼굴 뿐이라면 너무 빈천하지 않을까?

콘텐츠의 내용과 질이 그 얼굴을 더욱 빛내리라고 본다. 나부터 깊히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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