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통신]정석철 기자
고안나 시인, “화양구곡”
아홉 폭 병풍 속으로 들었다
온통 금빛이다
수틀 안에서 느티나무 잎이 진다
먼저 떨어진 꽃잎이라도 찾는 것일까
바람결에 몸 바꾸다 그냥 누워버리는 이파리들
시공을 넘나드는 사연과 흔적
계곡 물소리에 씻겨 청아한데
그 때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하늘을 떠받치는 경천벽을 넘어
구름의 그림자까지 가둬놓은 운영담
읍궁암을 지날 때는 내 목이 곧고
모래알갱이도 금싸라기가 되는 금사담을 건너
별들을 불러 모우는 첨성대에 서면 여왕의 모습도 보일까
구름을 찔렸다는 능운대와
용의 꿈틀거림이 멈춰버린 와룡암
용의 비늘을 꿰어 놓은 파천에 이르면
바람은, 씻기고 갈린 많은 세월을 옥반에 새기고 있다
지나가는 물줄기가 지우면 다시 쓰고
지우면 또 쓰는 중이다
그 때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뜻밖에 나는 다녀간다
고안나 시인
2010년 <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2017년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2018년 ‘한중 문화예술교류공헌상’ 수상
2018년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방송,신문기자가 선정한 시낭송가상)
2019년 '경기문창문학상' 수상
2019년 '시인마을문학상' 수상
2019년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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