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안나 시인, 술병
고안나 시인, 술병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19.12.1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술병

고안나 시인  

대문 앞 쓸다가
모로 누워있는 소주병 하나

쓰레기 더미에 몸 숨긴 채
억지 잠이라도 청한 걸까
제 몸 가둘 곳조차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분명 쓰레기 봉지를 이탈했거나
제 속을 훔쳐간 누군가에 의해
버림받았을
한 번쯤, 어느 심장에 강하게 박혔을
그러다 헐렁해진 마음에서 뽑혔을
생각은 깊고 가슴은 뜨거운
노숙자처럼, 땅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달빛처럼
알 수 없는 당신의 행방
빈껍데기의 설움 아는가
제 갈 길 찾지 못하고
중얼거리는 소리, 알듯 말 듯

 

[약력]
 
고안나 
 
2010년 <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2017년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2018년 ‘한중 문화예술교류공헌상’ 수상
2018년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방송,신문기자가 선정한 시낭송가상)
2019년 '경기문창문학상' 수상
2019년 '시인마을문학상' 수상 
2019년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수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