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칼럼] 개천절에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하정열 칼럼] 개천절에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20.10.0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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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필자/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내외통신]디지털 뉴스부=개천절이다! 우리 민족을 위해 하늘이 열린 날이다. 우리는 1919년 상해임시정부에서 단군 왕검이 기원전 2333년 최초의 민족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한 날을 민족의 기념일로 채택하여 기념하고 있다. 개천절에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기본이념이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은 지난 70여년 동안 기적과도 같은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너무 빠르게 달려오다 보니 국가와 국민이 정체성의 위기를 맞아 흔들리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의 근간은 국가의 기본이념과 가치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기본이념과 가치는 무엇일까?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국조(國祖) 단군(檀君)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의 건국이념(建國理念)이 되었다.

1949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민주헌법에 바탕을 둔 교육법의 기본정신이 되기도 하였다. 홍익인간의 정신은 민족적 정체성의 근거이다. 이러한 정체성을 자각하는 것이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자아 주체성의 확립이다.

또한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명제는 우리가 도덕 실천을 해야 하는 당위성의 근거가 된다. 홍익인간은 분단이라는 민족적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의 동질성과 화합을 이루는 데 중요한 철학적 의미를 준다. 따라서 급속하게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정체성을 상실할 수 있는 불확실성 시대에 우리 민족에게 가장 적합하고 보편적인 기본이념이자 가치가 될 것이다.

둘째, 인본주의(人本主義)다. 인본주의란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미래의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추구할 핵심적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구현하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원리는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은 민족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인권의 보장, 공정한 배분,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 해소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정신적인 만족과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물질적 조건의 보장이 필요하다. 자유와 평등의 양대 가치의 조화를 극대화시키면서 인간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자유민주주의다. 우리나라는 성숙한 민주주의국가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적 원리와 제도가 정치ㆍ경제ㆍ사회체제의 구석구석에 적용되어 사회의 전반적인 민주화가 심화되어야 한다.자유, 평등, 복지라는 세 가지의 기본가치를 구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체제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존중하는 정치 이념이다. 자유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한 주요 실천 과제로는 국민의 인권과 자유의 보장, 법치주의(法治主義)의 확립 및 법에 의한 통치, 국민 개인의 개성과 특성의 존중 및 자유로운 비판 허용 등이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식이 개혁되어 스스로 법을 지켜야 한다. 남의 권리를 존중하며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넷째, 시장경제다. 대한민국은 시장경제체제로 경제의 고도성장을 실현하였다. 이 체제는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우월한 제도임을 입증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시장경제체제는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과 번영을 가져다주는 기본원리(基本原理)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는 문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본 전제이다. 건전한 시장경제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자율화의 추진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야한다. 정부는 관리자와 감독자로서 경쟁제약적인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건전성을 위한 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다섯째, 열린 민족주의다. 민족이란 지역ㆍ세대ㆍ계층 간의 갈등을 포괄적ㆍ효율적으로 수용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민족주의의 개념을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독립된 근대국가를 건설하려는 집단의식(集團意識)’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민족이란 개념을 통해 국민적 화합뿐 아니라 통일에 대비한 내부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과 같다. 잘못되면 다른 민족을 배척하고 자기 민족만을 위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로 변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세계화ㆍ국제화 시대에서 우리가 지향해 나아갈 기본가치의 하나는 열린 민족주의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안으로는 재외동포를 포함한 8천만 한민족에게 열린 통일이어야 하며, 밖으로는 아시아와 세계에 열린 통일이어야 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을 일류국가로 만들려면 국가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정립하는 데 성공하여야 한다. 국가정체성이 바로 서야 국민이 나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래야 진정한 애국심이 나온다.

조국을 수호한다는 것은 국가의 영토 뿐 아니라 이념과 가치를 지키는 것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국민 모두는 대한민국의 기본이념과 가치를 계승ㆍ발전시키는 주체요, 동인(動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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