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칼럼]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원교근공(遠交近攻)의 간접접근전략
[하정열 칼럼]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원교근공(遠交近攻)의 간접접근전략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21.01.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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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필자/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내외통신]디지털 뉴스부=바이든정부가 들어서며 미국의 한반도 안보정책에 변화가 자명해졌다.

제8차 당대회를 마친 북한은 ‘핵은 절대 포기할 수 없으며, 재래식 군사력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선언하며, 협상보다는 대결을 앞세우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추구하는 우리의 안보전략에 대한 선택지가 좁아드는 느낌이다.

그러나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것은 한반도 안보전략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이다’라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국의 영토를 사수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평화를 지키는데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한 발 앞서 한반도에 평화를 능동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은 미래의 전략환경에 변화에 대응할 유연성을 열어 놓을 때 가능한 법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일수록 오늘의 안보와 내일의 통일에 대비하는 통찰력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지난 3년의 남북한의 다양한 만남에도 남북한은 서로 상대방을 보는 자세에서 공존과 신뢰보다는 갈등과 불신이 팽배하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남북한이 큰 어려움 없이 합의할 수 있으며, 기능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일의 최소 목표, 즉 서로 간에 체제의 생존과 남북한의 공존공영 및 평화체제 구축을 보장하는 것보다는 실현이 불가능해 보이는 최대목표, 즉 자국의 이념과 체제로 상대방을 흡수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집착하거나, 상대방의 의도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문제를 포함한 군사적인 위협은 강화되고 있다. 바이든정부 초기에 한반도의 위기는 하시라도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평시위기관리가 중요하다.

한반도에서 군사력의 직접 사용은 적대적 긴장과 대결의 역효과만을 초래하므로, 북한체제의 변화를 촉진 및 활용하기 위한 ‘간접접근전략(間接接近戰略, Indirect Strategy)’이 필요하다.

즉 대한민국의 강한 수단으로 북한의 약점을 활용하면서 주변 강국의 힘을 활용하여 우리의 힘을 보완하고 절약해야 한다. 앙드레 보프르와 리델 하트의 간접접근전략이 필요한 이유이다.

간접접근전략이 추구하는 목표는 북한체제의 변화와 통일여건을 조성함으로서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다. 간접접근전략은 확고한 전쟁억제와 행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평화통일정책의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을 대전제로 추진되어야 한다.

즉 폐쇄된 가운데서 고립상태에 있는 북한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적으로 화해협력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여, 북한체제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시켜면서 냉전구조를 해체해나가야 한다.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는 남북한 당사자 간의 상호 적대성과 불신을 해소하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신뢰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는 군사, 안보의 차원을 넘어서서 정치, 외교, 경제 등과 관련된 복합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거시적이고 통합적인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체제와 평화통일의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는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주변국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남북한 간의 문제 뿐 아니라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해결방안에서도 주변국과 남북한 사이에는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문제를 개별 쟁점별로 풀 것이 아니라, 문제들이 상호 연계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전체를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이이제이와 원교근공의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양국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평화체제를 창출해 나가는 이이제이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힘이 없거나 외교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주변국의 힘에 의존하게 되면, 20세기 초반의 난장판을 재현시킬 수 있다. 잘못하면 주도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우리 역사에서 수차례 반복되었던 이이제이와 원교근공 전략의 핵심은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상무정신과 강한 힘을 갖는 것이다.

이제 바이든행정부와 김정은정권의 이익의 균형점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해나가는 간접접근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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