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칼럼]한미 외교·국방장관 4자회담과 국가안보
[하정열 칼럼]한미 외교·국방장관 4자회담과 국가안보
  • 디지털 뉴스부
  • 승인 2021.03.2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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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하정열 :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시인, 화가, 칼럼니스트
*필자/하정열 :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시인, 화가, 칼럼니스트

[내외통신]디지털 뉴스부=트럼프정부에서 탑다운 방식에 의한 외교안보정책을 추진하다보니 계속 경시되었던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이 바이든정부 출범 이후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남북미 관계가 돈좌되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열린 매우 중요한 회담이었다.

이 회담에서 양국은 서로의 입장을 타진하고,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중국에 대한 공동대응 등을 논의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가치와 국가이익에 대해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재인대통령은 미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에 관해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근간’이며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성공의 모범’이라고 의미를 부여하였다.

또한 미국은 한국과 함께 피흘리며 싸웠고, 우리가 단기간에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외교·국방 장관은 “한미동맹이 공유하는 가치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는 양국 공약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한미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합법적인 교역을 방해하지 않으며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공동 의지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양국 장관은 “한미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 아래 다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해선 고위급 협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중국정책과 관련해서는 “한미 동맹이 공유하는 가치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는 양국 공약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한미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합법적 교역을 방해하지 않으며,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공동 의지를 강조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면서 국가전략을 연구하는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미국과 중국의 전략을 꿰뚫어보면서 한반도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걸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전략은 단적으로 말하여 남북한 간의 통일 등 현상변화보다는 한반도의 군사적 안정 또는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우선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성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동북아전략은 일본을 활용하여 중국의 부상을 견지하는 세력균형전략에 인도와 호주를 끌어들여 중국을 봉쇄하려는 대중국봉쇄전략이다.

대한반도 안보전략의 기조는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유지 강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개입(介入, Engagement)을 확대하여 비핵화를 이루고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의 통일보다는 안정을 중시하고 있으다. 미국의 한반도전략의 장기목표는 한반도에서 영속적인 평화를 유지하는 현상유지 정책이다. 현상유지란 어디까지나 미국이 균형자로 기능하는 미국 주도하의 현상유지를 의미한다.

G2국가로서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에게 한반도는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하여 ‘순치(脣齒)관계’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은 남북한이 대화와 교류를 통해서만 냉전의식을 극복하고 상호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다짐하고 있다. 즉 중국은 외세의 개입 없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며, 통일이 남북한 간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달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촘촘히 얽혀 있는, 기회이자 위기의 땅이다. 한반도는 대륙세력인 중국과 해양세력인 미국의 이해가 교차되는 지역으로 미래 동북아질서에서 대한민국이 고민해야할 가장 근본적인 사안은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이소제대(以小除大)’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어느 국가군(群)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형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가 주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약이 될 수도 있고, 이들에게 휘둘리며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힘이 약하고 분열되어 있으면 서로 지배하려 들겠지만, 강하고 단합되어 있으면 우리와 협력하려 할 것이다.

우리가 이들을 활용해서 ‘평화통일된 일류국가 달성’이라는 국가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변국 전략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대응할 수 있는 다차원적이고 종합적인 국가전략이 요구된다.

변화하고 있는 동북아정세를 주도적으로 활용하여 한·미 안보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고, 중국과의 균형외교를 실시하면서 평화통일을 향한 국가전략을 구현해나가야 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동북아전략은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하되, 중국을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최근 중국은 경제·군사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격상시키고 교류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자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한반도 정세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미국의 패권이 한반도에서 작동하는 동안의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은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견고히 한 바탕 위에서 중국과의 친선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는 시점까지를 바라보며, 동북아에서 우리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 중심에 ‘평화통일된 일류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전략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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