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장흥사 주지 지용스님,초심을 잃지 않고 큰스님 유지를 받들겠습니다
거제 장흥사 주지 지용스님,초심을 잃지 않고 큰스님 유지를 받들겠습니다
선농일치 운동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지용스님
  • 김동표 기자
  • 승인 2016.01.26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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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사 주지 지용스님
(내외통신=김동표기자)기미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에 불교계 대표로 참여한 백용성(白龍城)스님. 스님은 수만주의 과수를 심어 승려들이 참선하면서 일하는 선농일치(禪農一致)의 불교운동을 펼쳤다.

용성스님은 경남 함양군 백전면 백운리 백운산에 약 1만3709㎡에 달하는 농장 ‘화과원(華果院)’을 건설했다.

용성 스님은 화과원에서 과일을 재배하고, 도자기를 구워 팔아 독립군 군자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련된 군자금은 군산항을 통해 비밀리에 중국 상해와 용정 등으로 독립운동 자금이 전달됐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 위치한 장흥사의 주지 지용스님은 용성 스님의 선농일치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장흥사 주지 소임을 맡은 지용스님은 표고버섯 재배를 통한 선농일치 운동을 시작했다.

금계포란 풍수로 지어진 장흥사

장흥사는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형인 금계포란(金鷄包卵)의 풍수에 지어진 사찰로, 지용스님은 지난해 6월부터 대를 이어 주지 소임을 맡았다.

조계종 포교원장을 역임한 해총스님의 상좌인 지용스님은 장흥사 주지 소임을 받기 전까지 여러 선방 및 부전을 다니며 수행을 했다. 장흥사가 위치한 경남 거제시 장목면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신도들의 시주만으로 사찰을 운영하기가 힘든 곳이다.

지용스님은 장흥사의 경제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거제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특수작물인 표고버섯을 재배하려 한다.

지용스님은 “표고버섯 재배를 통해 신도분들에게 무료 보시도 하고, 사찰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표고버섯 재배가 시작단계이지만 용성스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장흥사가 선농일치를 실천하는 대표적 사찰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용스님은 100년 역사의 장흥사 불사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장흥사는 사찰주위에 민가가 들어오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미 사찰일대 부지가 확보된 상태다. 이곳에 지용스님은 대웅전과 요사채 등 사찰을 재정비하고자 한다. 용성스님은 “저는 종교의 주된 목적은 포교하고 생각합니다”라며 “장흥사를 재정비해 보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 오셔서 편안히 쉬시다가 가실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경남도 유형문화재 지장보살시왕탱

장흥사에는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54호 지장보살시왕탱화가 있다. 지난 2007년 9월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은 지장도(地藏圖)와 시왕도(十王圖)를 한 폭에 압축해서 그린 불화로, 1822년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장보살의 좌우에는 무독귀왕과 도명존자가 시립해 삼존을 이루고 있으며, 그 주위를 시왕 및 판관, 나찰, 천동과 천녀 등이 둘러싼 형식이다. 이 형식은 이미 9~10세기경 중국 돈황의 지장도에서 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후기에 이르기가지 널리 제작됐던 가장 일반적인 형식이다.

▲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54호 지장보살시왕탱화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은 전체적인 구도가 짜임새 있게 이루어져 있다. 주색을 위주로 하여 녹색과 청색을 사용했고, 자칫 화면이 어두워 보일 수도 있으나 금분으로 칠해진 홀, 금관, 장신구들이 화면에 고르게 분포되어 화면 전체가 화사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낸다.

또, 제작시기나 봉안처가 분명하며 시주자중에는 상궁(尙宮)이 포함되어 있어 당시 시주자 계층의 일면을 볼 수 있다. 양질의 안료를 사용했으며,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한 염불계인 만일회에서 사용되었던 것으로써 당시 사회상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지용스님은 “지장보살시왕탱은 함경도에서 한 노스님이 걸망에 넣어 거제도로 모시고 왔다”며 “지장보살님이 장흥사 최초의 부처님이시다. 장흥사는 그렇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지장보살시왕탱은 많은 사람들이 탐을 냈다. 1970년대에 도난을 당했으나, 그들이 다시 소포로 보내어 지금까지 모시고 있다”고 전했다.

바르고 진실되고, 거짓없이 살아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지식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의 진정한 행복을 잊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종교의 의미는 세상사의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고, 인간의 삶을 성숙하게 해주며, 사후세계에 대한 인간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한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위로는 스스로 열심히 실참(實參) 수행하여 석가모니 부처님이 성취한바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고, 아래로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일깨워 참된 지혜와 자비의 삶으로 인도하여 이 세상을 정신적, 도덕적으로 각성된 사회로 만들어 나가는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에 있다.

지용스님은 “급변하는 세상이지만 살아가는 이치는 단순합니다. 바르게 살고, 진실되게 거짓없이 사는 것이 진정한 불제자의 길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구보리하와중생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스님은 장학회활동도 하고 있다.

스님은 “ 부산 해동고교 원효장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년간 1인당 200만원씩 기금을 전달해 1학년 들어오는 학생을 추천받아 3년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현재 원효장학회 회원수는 12명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더 전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참된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진정한 불자가 되길 바란다”는 지용스님. 그의 말을 통해 진정한 불제자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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